[창조경제 기업가정신-24]법고창신으로 문화융성 실현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시작한 지 30년 만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6.25 전쟁 이후 그렇게 못살던 대한민국이 세계 235개국과 무역거래를 하게 되면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립한 나라가 85개국이나 되는데 그중 산업화와 민주화에 있어서 모두 성공한 나라는 한국뿐인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시대의 기업가 정신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 즉 ‘문화 융성시대에 적합한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요즘 2014 월드컵 축구경기로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는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한류 콘서트가 열렸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 K팝 공연에는 팬들이 무려 1만5000여 명이나 모였다. 인피니트, 엠블랙, 샤이니, 씨엔블루 등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브라질 팬들은 열광했고 눈물까지 흘렸다.
또한 한류 커뮤니티 사랑인가요에는 하루 1만명씩 회원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한류 사랑을 보이고 있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을 뒤덮은 한류 열풍 때문에 브라질 사람들이 느끼는 심정적 친근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삼성과 엘지, 현대 등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브라질 전역을 광고판으로 가득 메꾸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라 하면서 대한민국의 5000년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를 토대로 “새 정부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화는 한 나라의 국운을 좌우한다. 문화가 국력이요, 문화가 경쟁력이고, 문화가 경제인 시대다. 문화융성은 이제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국정의 3대 지표가 되었다. 박 대통령의 문화융성의 의지는 “인종과 언어, 이념과 관습을 넘어 새 시대의 삶의 바꾸는‘문화융성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문화가 핵심 키워드가 됨에 따라 새 정부가 ‘문화융성위원회’까지 만들어 문화와 첨단산업을 아우른 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창조경제를 실천하겠다는 게 바로 문화융성이다.
이제 한민족의 뿌리역사를 복원하고 문화의 혼을 되찾는 일은 우리의 소명이요, 대한민국의 국가적 과제이다. 우리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찾는 일에 앞장서면서 자긍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뿌리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제일가는 문화국가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신화의 주인공이 되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순위 5위를 마크하면서 세계 속의 한국 문화의 전파는 가히 놀랄 만하다.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는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처음 공개된 이후, 입소문을 통해 조회 수가 빠르게 급상승, 공개 두 달째인 9월 18일 공식 조회 수가 2억2000만을 돌파하였다.
그로부터 머지 않아 3월 10일 기준으로 공식 조회 수는 14억210만 건이다. 대한민국에서의 열풍을 넘어 미국의 최대 유료 음원유통사인 아이튠즈 종합 싱글 차트에서 1위, 영국 아이튠즈에서도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2012년 9월 27일자로 싸이는 the UK Single Chart에서 1위, CNN에서는 한국의 유명 팝스타 싸이가 미국을 기습해 대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2013년 4월 13일 기준으로 싸이의 유튜브 ID ‘official psy'가 올린 동영상의 총 조회 수는 21억8872만6470회이다.
그리고 구독자수는 334만9055명이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NEW 한류 열풍을 일으킬 영화가 오고 있다. 이제는 우리민족의 우수성은 여러 면에서 입증되어 자긍심을 가지고 나아갈 때라 생각한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한국인과 민족혼의 뿌리들을 가감없이 찾아내어 한민족의 자긍심을 더욱 높이는 일이 문화 융성시대의 창조경제라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민족혼, 뿌리문화, 문화유산을 찾으러 다닌다.
지난해 가을 문화유적탐사로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실학의 대가였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선생의 고향 능내리 마현마을에 조성된 다산기념관을 방문했다.
이곳엔 관리들이 백성들을 다스리는 도리를 설명한 <목민심서>를 비롯해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다산의 사상이 담긴 저서와 다산이 직접 그린 서화와 강진유배지의 다산초당 모형, 성을 축조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거중기 모형 등이 있다.
선생은 문장과 경학(經學)에 뛰어난 학자로서 그를 아끼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 1801년(순조 1) 신유사옥 때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양 갔다.
다산은 그곳 산기슭에 있는 초당에서 머물며 유배에서 풀려날 때까지 18년간 학문에 몰두해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로 실학을 집대성했다. 다산은 그 당시 수원 화성 축조공사에 거중기를 직접 개발하여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예산을 많이 절감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과학기술과 I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는 것과 상통하는 창조 경제를 실천하신 분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지난 연말에는 전라남도 진도를 방문하게 되었다.
진도방문에서 감명 깊었던 것은 문화예술 공연단체인 극단 갯돌의 사랑 춤과 신명나는 풍물-굿, 사설놀이마당을 비롯해 진도의 소리꾼 명인인 조오환씨 등의 진도 엿-타령, 진도아리랑, 남도민요 소리이였다. 이외에도 강강술래와 멋진 가락이 깃든 농요들, 남도 들노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어 진도타워를 관람하게 되었다. 전남 진도군 군내면 만금 길에 있는 진도타워는 7층으로 되어있다. 2층은 진도군역사관, 옛 사진관, 명랑대첩승전관이 있는 곳으로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도 보았다. 이순신장군의 어록이 새겨진 진도타워에서 글귀를 모아 새롭게 시조시를 읊어 보기도 하였다.
13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물리친 역사적인 현장, 명량해협, 울돌목을 굽어보는 장면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거북선을 보는 순간 1971년, 현대그룹의 설립자 고(故)정주영 회장은 조선 산업을 창업하기 위한 자금을 빌리기 위해 추천서가 필요했으나, 영국의 A&P사에서는 선뜻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다. 그때 정주영 회장은 당시 500원 지폐 안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보이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한 능력과 기술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정 회장은 마침내 추천서를 받아 오늘날 우리나라가 조선강국 세계 제1위 달성의 계기가 된 것을 감격해 마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14 청춘 한류컨퍼런스 ‘통(通)’이 지난 2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렸다. 전 세계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 여러 곳에 전하고 소통하는 문화리더 청춘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2014년 한류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로 마련된 청춘 한류컨퍼런스는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민족혼을 찾아 그 뿌리를 바탕으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야말로 문화융성의 창조경제를 이루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리토양, 우리문화에 알맞은 창조경제 실천이 요구되는 때이다.
<김의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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