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③ 정부·기업 지원제도 꼼꼼히 챙기세요
시니어 비즈플라자 전국 15곳으로 확대
주위시선, 평판 무시하고 자신의 의지가 중요
[일요서울 | 이기수 대기자]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사회로 쏟아져 나오면서 고령화시대와 맞물려 시니어들의 취업과 창업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베이비부머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재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재취업이나 창업에 실패할 경우 바로 취약계층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창업을 비롯해 재취업, 생애설계 지원, 교육·훈련 등을 지원한다. 이 센터는 기존 노사발전재단 등 19개 센터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한상의를 비롯해 고양상의, 목포상의, 충남북 상의, 평택상의, 대한은퇴자협회 등 6개 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다.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센터에 창업 등을 의뢰하는 사람들 중 80%가 베이비부머 연령층” 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퇴직자의 전문성과 경력을 활용한 시니어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니어 CEO 맞춤형 창업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시니어 적합 창업 분야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40세 이상의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1년 미만의 창업초기 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사업성 평가를 거쳐 선정된 시니어에게는 창업 준비 공간 및 창업교육제공, 창업·경영 컨설팅, 창업네트워킹, 사업화 자금(2000만 원) 지원으로 이어지는 4단계 창업 준비 패키지가 제공된다.
시니어 예비 CEO들이 맞춤형 창업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전국의 ‘시니어 비즈 플라자’도 확대 개편된다. 시니어 비즈플라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유한 유휴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 창업을 준비 중인 시니어를 위해 전문 컨설팅, 입주 공간, 회의실, 비즈카페 등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원스톱 창업지원 공간이다. 은퇴 후 제 2의 삶을 설계하는 시니어들에게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소기업청에서 공모한 ‘2014 시니어 비즈플라자 사업’에 서울 성북구를 비롯한 전국 4개 기관(경남 양산시, 인천광역시, 대전광역시) 이 새로 선정되었고, 이들 기관은 향후 2년 동안 약 2억10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게 된다.
서울 성북구의 경우 창조산업 특구조성을 위해 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한성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성북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성북구청)를 2011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성북구는 또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1인 창조기업인을 위한 원룸형 공공임대주택 ‘도전숙’ 시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에 대비해 다양한 창업·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준비, 시행해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은평구 녹번동 구(舊)국립보건원 자리에 베이비붐 세대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서울 인행 2모작지원센터’ 문을 열었다. 지원센터는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은퇴 세대들에게 재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할 경우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연령별, 소득·지식 수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센터 15곳을 개설하고, 2017년에는 전 자치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밖에 시니어들의 재취업, 창업지원을 위해 현재 각각 2곳에 운영중인 ‘시니어창업보육센터’ 와 ‘시니어 취업정보센터’ 등을 내년에는 5~6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경기도와 경상남도 등 거의 모든 지자체들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후 노후 설계를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도 베이비부머의 창업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창업 지원을 위한 ‘베이비붐 세대 행복창업지원센터’를 열었다. 서울 중구 명동 YWCA 빌딩에 마련된 창업지원센터는 만 45세 이상 예비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아이템 공모에서 최종 선정된 10개 팀에 6개월간 무상 제공된다.
SK텔레콤은 매월 정기 모임을 통해 창업자들이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창업과정 중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법인설립, 창업실무와 절차, 특허중심의 사업전략 수립, 프레젠테이션 스킬 등을 주제로 한 교육과정을 월 1회 진행해 창업자들에게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기본기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퇴직을 앞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업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퇴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하고, 퇴직 후 사회에 조기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직원들을 위한 퇴직지원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중이다. 올해는 1956년과 1957년 생 생산기술, 사무기술직 2000여 명이 그 대상이다. 정년퇴직 예정자들은 모두 18차례로 나눠 각각 40시간씩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포스코도 정년퇴직 예정 직원들이 성공적인 제2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퇴직예정자 교육프로그램인 GLD( Green Life Design)를 운영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인생 2모작 인생에서는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이 올바르다는 소신을 가져야 한다” 면서 “정부나 기업의 재취업, 창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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