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국내 기업 ㉓ 영보화학

층간소음 방지‘테마주’기업 실상은 일본계 소유

2014-06-16     이범희 기자

주당 500엔에 51% 양도…세키스이와 합작 전환
2003년 돌연 日기업 변신…여전히 발전 가능성 높아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스물세 번째로 ‘영보화학(대표 김지훈)’이다.

영보화학은 국내 최고의 가교발포폴리올레핀폼 전문제조 회사다. 자동차 내장재, 건축용 보온재, 건축용 층간소음완풍재, IT용 LCD간지, 산업용 에어컨 배관재 등의 제조,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환경친화적 소재 가교발포는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자동차 내장재의 주 거래처는 현대, 기아, 쌍용, 대우, 삼성 등이고 이 거래처에서 생산되는 주요 차랑에 천정재, 도어완충재 등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층간소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보화학이 현 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층간소음 문제도 같이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에 영보화학의 제품도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동종제품 제조업계 1위 사로 넘어가

특히 목조주택 전문기업 오스크코리아와 함께 개발한 ‘프로젠'은 바닥충격음을 차단하는 뜬바닥 구조 시스템으로 경량충격음과 중량충격음을 모두 잡는 공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영보화학의 전신은 영보케미칼(주)이다. 1979년 설립된 후 1981년 7월 대전공장을 준공하였다. 창업주 이봉주 전 회장이 일본계 화학기업인 고하전공과 가교발포폴리에틸렌 시트폼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한 기술도입 계약 체결을 통해 기업을 일구었다.

1984년 산업연구원으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1991년 7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됐다. 1993년 12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1995년 12월 안성공장을 준공했다. 1997년 8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고 10월에 중국 베이징사무소를 개소했다. 1998년 4월 타이완에 생산설비 및 제조기술을 수출하고 7월에 일본에 생산설비를 수출했다. 2003년 4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는데 갑작스러운 일본계 기업으로 변경 돼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것도 일본의 세끼스이 화학공업(적수화학공업)이 당시 시중가에 비해 주당 약 두 배 가량의 금액을 제시했고, 이 전 대표 등의 지분 51%(1020만주)를 매입해 궁금증을 더 키웠다. 세키스이 화학공업은 인수 당시 동종제품 제조업계 세계 1위를 기업이었으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경쟁업체에 대한 견제로 평가했다.

이후 2005년 중국 현지법인 영보고신재료(랑방)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2006년 영보아메리카를 매각했다. 2006년 ISO/TS 16945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고, 2009년 안성공장을 매각했다. 2010년 3월 본사를 충북 청원군으로 이전하고 5월에 창원공장을 준공한 후 현재까지도 승승장구하는 강소기업이다. 영보화학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도래했던 2008년을 제외하곤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면서 승승장구했다.

지난 4월 1일에는 인적분할을 통해 영보하우징을 신설하고, 건축 단열재 제조 사업부문을 이전했다. 이에 따라 건축소재부문 경질우레탄 발포제품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영보하우징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고 공시했다. 영보하우징에 대한 영보화학의 지분율은 100%다. 영보화학의 계열회사로는 (주)무한과 중국 현지법인 영보고신재료유한공사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층간소음 해소’ 발언과 관련해 이 분야 업종이 주식시장의 테마주로 떠오르는 등 관련 업계의 기대도 커지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영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도 이 부분에 동조하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 121억 원 전년比 44.6%↑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건자재 업체 주가는 정부의 에너지 성능개선 정책에 힘입어 강한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 수요 확대를 통한 실적 성장 및 배당성향 감안 시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도 영보화학은 2012년 3분기 영업이익이 121억7200만원으로 전년대비 44.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38억3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4억6000만원으로 68.8% 급증했다.

영보화학 측은 “경기회복 기조와 파이로셀 건축자재 등 신규제품 확대에 따라 매출이 증가했다”며 “박판 전자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증가로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