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지지 않는 보트’ 개발…이제는 도망자 신세

희대의 도망자 유병언

2014-06-02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희대의 도망자’가 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그가 오대양 사건에 연루됐고 구원파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며 발명을 좋아한다는 점은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록 지금은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전국에 수배가 내려진 도망자 신세지만 그는 한때 ‘엎어지지 않는 보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 페달이 부력 역할을 하는 안전보트를 탄생시켜 1982년 뉴욕국제발명대회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유씨는 1984년 발생한 뚝섬유원지 보트 전복사고를 보고 ‘엎어지지 않는 보트’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3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세월호 참사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유씨는 원래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하는 행동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11월 24일자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를 살펴보면 기자는 “그는 모든 아이디어를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찾아 철저한 기밀보안 속에 ‘기발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버릇이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철두철미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검찰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전국을 누비며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고 있는 유씨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인터뷰 기사에는 유씨의 인간관과 경영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기자는 유씨에 대해 “그는 인간활용 뿐 아니라 경영비법도 특출하다. 공장 여직공 가운데 50% 이상이 야간학교 재학생이다. 공장 내부의 칸막이도 모두 유리로 만들어 서로 보며 일하게 하고 예쁜 거울도 앞자리에 놓아 주었다”고 말했다.

또 기자는 “남녀 구별없이 어울려 일하게 하는 것도 특이하다. 직공은 물론 연구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과거 기업 운영 당시부터 구원파의 기본 생활양식인 공동체생활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인터뷰 내용만 살펴보면 유씨는 석탑산업훈장까지 받은 건실한 아이디어 기업가다. 하지만 이제 그는 범죄자로 검찰과 경찰의 추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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