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안대희 빅딜’ 하기도 전에…
친박 주류 “안대희는 X맨이었다”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사실 그렇게 자진사퇴할 줄 몰랐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자진사퇴한 뒤 친박 주류 측 인사들이 남긴 말이다. 더구나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론까지 불거지게 만들었고, 박근혜 정부를 ‘조기 레임덕’으로 빠트린 장본인이라는 막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안 전 대법관은 세월호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됐다. 여당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내정된 것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안 전 대법관이 사퇴하면서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에 폭탄을 던진 ‘X맨’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그를 ‘X맨’이라고 지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대희 총리-김기춘 사퇴’라는 빅딜도 하기 전에 안 전 대법관이 스스로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친박 주류 측 한 관계자는 “안 전 대법관이 조금만 버티고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사퇴론이 불거진 이상 ‘안대희-김기춘 빅딜’을 추진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인사시스템 문제, 인사 총책임자로서 김 비서실장의 사퇴여론이 불거졌고, 인사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이상 김 비서실장을 얼마든지 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빅딜을 추진하기도 전에 안 전 대법관이 사퇴하면서 김 비서실장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며 “박 대통령은 물론 친박주류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후임 인선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담감까지 줬다”고 분노했다. 친박 주류에서 안 전 대법관이 ‘조금만 더 버텼으면’ ‘안대희 총리, 김기춘 사퇴’가 가능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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