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THK㈜]-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 기업의 창업스토리
산업설비 자동화에 올인… 미래를 만들다
한국경제가 짧은 시간 안에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과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들 기업가들은 독특한 경영이론과 기법들을 창안했으며 한국의 기업풍토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이론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은 인재제일주의를, 현대의 정주영은 생산의 혁신을, LG의 구인회는 인화모델을 각각 창안해 냈다. 현재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들 1세대 창업자들의 도전과 혁신적인 창업정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일요서울]은 한국 경제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기업들의 창업스토리를 출판물 또는 기존 자료를 통해 다시금 재구성해 본다. 이번주 창업스토리의 주인공은 새로운 반세기 역사를 준비하고 있는 삼익THK㈜(대표 진영환)다.
삼익THK는 1960년 대구에서 창업한 중견 상장기업이다. 창업 반세기를 넘어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삼익THK는 산업용 절삭공구인 삼익줄과 가정용품 삼익쌀통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이후 1980년대 중반 기술집약산업으로의 변신을 거듭해 오늘날 산업설비자동화에 필수요소부품인 LM가이드와 불나사 등을 국산화했다. 또 메카트로와 로봇 사업 등으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국내 핵심 반도체인 LED, LCD 및 공작기계산업 등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는 명실공히 산업설비 자동화분야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익공업사·삼익줄의 시작
국내 산업설비 자동화에 기여하고 있는 삼익THK의 창업 당시 전우석(현 명예회장)을 비롯한 삼형제의 기계공업에 대한 열정으로 1960년 5월 10일 삼익THK의 전신인 ‘삼익공업사’를 설립해 각종 줄을 생산 및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익공업사는 1965년 당시 국내경제의 고도성장에 발맞춰 자본력확대, 생산체제강화, 인력보강 등을 위해 ㈜삼익줄로 법인전환했다. 1966년 일본의 미야나까 줄 제작소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선진기술 및 새로운 생산설비를 도입함으로써 훗날 국내 줄 업계의 선두주자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1966년 12월 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전문경영체계를 확립했고, 본격적인 양산체계를 갖췄다. 이처럼 일찍부터 기술자립형 생산기반 확충에 매진한 결과 고품질의 제품생산과 더불어 원가절감, 품질의 균일화 및 고급화를 이끌어내며 국내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업다각화로 가능성 확인
이후 삼익은 1970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 80%에 이르는 선두기업으로 부상함과 동시에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에 줄을 수출하게 됐다. 삼익줄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이에 안주하지 않은 경영진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쌀통사업’을 추진했다.
이 때 심 전 부회장(현 상임고문)도 삼익에 합류했다. 보관용기의 혁신을 일으킨 쌀통은 급속도로 시장을 확장해 나갔다. 특히 주요거래처가 한정적이었던 줄 영업과는 달리 일반 주부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쌀통은 기존의 영업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쌀통영업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계기가 됐다. 삼익공업은 연간 매출액이 1억 원 미만이었지만 2008년에는 1620억 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쌀통영업 활성화에 힘입어 쌀통 판매량이 급증하자 공급부족 사태까지 일어났고, 이에 따라 쌀통 전담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전국판매망을 구축했다. 삼익쌀통은 탁월한 편리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실수요자인 주부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도 확대했다.
이후 1983년 삼익공업㈜로 상호를 변경해 기술집약기업으로서의 재출범을 선언했다.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10년 단위로 기업체질을 개선해갔다.
1980년대 들어 사업다각화를 추진함에 따라 현대적 경영관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업무 전산화에도 매진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과제의 효율적 수행과 기술축적을 통해 회사 발전을 주도해 나갈 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이후 1989년 9월 기업을 공개했으며 그해 11우러 KS업체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창업이래 경영합리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노사문화에 앞장서다
삼익THK는 1960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노사분규로 조업을 중단한 일도 한 번도 없다. 이것은 노사관계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심 전 부회장이 종업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 전 부회장은 투명경영으로 회사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직원들을 설득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삼익THK는 우리나라에 노사위원회가 생기기 10년 전부터 노사위원회가 구성돼 있었다. 그 덕분에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결실은 2000년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빛을 봤다. 2007년에는 노사문화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삼익은 직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꿈을 하나씩 이뤄갔고, 산업설비 자동화의 선두기업으로서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우리나라 CEO를 상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CEO 중 80%가 경영철학으로 ‘정도경영’을 꼽는다. 심 전 부회장 역시 자신의 경영철학을 정도경영으로 꼽았다. 그는 정도경영의 이유로 이렇게 말한다.
“이제 정직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그러면서 그는 단적으로 비자금 없이도 얼마든지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제는 비자금을 직원 모르게 모을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바로 비밀은 안에서 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적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미 늦는다고 한다. 비자금 없이 회사를 경영하면 어려움은 따를지 몰라도, 비자금은 결국 회사를 망친다고 말한다. 심 전 부회장의 정도경영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삼익은 이 같은 경영정신의 역사를 이어가며 지난 50년 간 받은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줄, 로봇시스템 등 다양한 사업을 멈추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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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시은 기자>
<출처=대한민국 최고의 CEO│지은이 이주민│미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