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는 손석희가 잇는다?!
세월호 참사, 갈 곳 없는 무당파 “손석희라면…”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울고 웃는 정치인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최대 피해자가 유가족이고 다음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의 경우 세월호 참사 보도를 통해 가장 주목을 받은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안 공동대표의 경우 세월호 참사에 따른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이 최고조인 가운데 지방선거 전 독자 창당을 했거나 최소한 정치권 밖에 머물렀다면 ‘민주당도 먹었다’는 냉소적인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근거로 ‘앵그리 맘’으로 대표되는 40대 여성들이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분노가 높아지고 있고 20~30대 젊은 층 역시 이에 가세해 두 지지층이 안철수 현상의 주 지지기반이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무엇보다 안 공동대표가 ‘자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강봉균 전 국회의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모두 경기도지사, 전북지사, 전남 지사 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점 역시 향후 정치적 행보에 상당한 부담감이 될 전망이다.
그나마 전남 광주 시장에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마저 본선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현상의 종언이자 정치적으로 상당한 위기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안철수식 새정치가 빛 바래지고 안철수 현상이 급속히 사그라들면서 갈 곳 없는 무당파들의 시선은 손석희 JTBC 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손 사장은 세월호 참사 보도 과정에서 KBS 막말 사건과 MBC 오보 사건 등 공중파 방송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노사모를 이끌었던 문성근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손 사장의 눈물과 비교했다.
손 사장은 지난달 21일 세월호 참사관련 JTBC ‘뉴스’에서 “실종자 가족인 김모씨와 인터뷰를 연결해 말씀을 나누려고 했는데 그분 따님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비보를 들었다”면서 “시청자 여러분께 말씀을 드리고 다음 순서로 넘어 가겠다”고 전했다. 손 사장은 이어 눈물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카메라를 쳐다보지 못해 네티즌들과 유가족들의 심금을 울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 시즌마다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손 사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차 정치권에서 주목을 하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이 손석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전 당직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흡수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 정당이나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안철수를 지지했다는 세력들이 재차 ‘무당파’로 옮겨가는 양상이다”라며 “안철수 대표가 너무 일찍 민주당에 입당한 게 아쉽지만 손석희 정도라면 새정치 바람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당직자는 “손 사장이 이미 정치권과 선을 긋고 강단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이상 정치권으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더라도 손 사장 역시 정치권에 들어오는 순간 제2의 안철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현실 정치의 벽이 정치 신인에게 만만치 않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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