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전문가의 대박창업] 자신만의 노하우로 업종 아이템 발굴하라

2014-05-19     이경희 소장

[일요서울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KT가 사상 최대 규모인 8300여 명의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착수했다. 이번 명퇴는 지금까지 실시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03년 5505명, 2009년에는 5992명이 명퇴를 신청한 바 있다. 명퇴 신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51세, 평균 재직기간은 26년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69%, 40대가 31%를 차지했다. 이번 KT의 명예퇴직자 중 50대의 비율이 69%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대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경우 퇴직 연령과 국민 연금 수령 연령이 다른데서 오는 무소득 가구의 증가로 인해 자의든 타의든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수밖에 없어서 창업 시장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주변 친구들이 명예퇴직 후 대부분이 편의점과 베이커리카페, 부침이 심한 외식업종에 투자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외식업종이 아닌 서비스업종으로 가닥을 잡고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에 지금 운영 중인 아메리카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퇴직 후 아메리카요가 청량리센터 직영매장을 인수해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수선 점주의 말이다. 그는 일반 카페와 외식업과는 달리 2, 3층 이상의 권리금 없는 매장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본사의 요가지도자 양성 교육기관을 통해 전문 강사인력을 지원받아 퇴직자 출신 창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직원 이탈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그 결과 만족스런 2막 인생을 꾸려나가고 있다.

18년간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토대로 이 씨는 외부 홍보에 집중해 지속적인 신규 회원을 모집 중이다. 함께 일하는 스텝은 회원에 집중해 지도와 출석 관리에 최선을 다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씨와 같이 대기업 출신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 매너’와 화이트칼라로서 갖춰야 할 업무 교육을 많이 받았다는 점. 또 최근 관심이 높은 재테크 분야에 대한 지식도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이고, 또 다른 직종에 비해 창업투자비에 대한 여력도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파워가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종들도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업종으로 꼽인다. 대표적 사례가 국내 외식업계에서 프리미엄수제삼각김밥 시대를 연 대표 브랜드 ‘오니기리와이규동’다. 이 가맹사업자 대부분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다.

은퇴 후 외식업 창업이 처음이었던 오니기리와이규동 수원정자점 송혜경 점주는 “오픈 초기 두려움이 컸는데, 본사의 확실한 가맹관리와 물류시스템 덕택에 매장의 안정화는 물론 많은 힘이 됐다”며 “삼각김밥, 도시락, 우동과 규동 등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메뉴를 쉽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어 실버창업자인 제게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죠”라고 말한다.

일반 대기업의 관리직 출신이라면 성실하고 꼼꼼한 것이 특징. 영업력이나 대인관계를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한 업종이 잘 어울린다. 유기농식품전문점이나 건강식품 전문점은 대표적인 분야. 카페형 분식업종이나 프리미엄 김밥전문점, 국수전문점, 돈가스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 등이 여기에 속한다. 교육사업 또한 꼼꼼한 관리직 출신에게 잘 어울리는 업종. 단 고객이 어린이와 젊은 학부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연령대가 젊은 퇴직자들이 여성 퇴직자들에게 어울리는 사업이다.

퇴직 전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정부지원의 창업교육과 각종 창업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창업 준비를 해왔다는 ‘명동할머니국수’ 서울스퀘어점 이종수 사장은 이제 막 창업 3년차에 접어든 선배 창업자다.

그는 서울스퀘어 25층 안에 상주하는 직장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메뉴 할인시간 적용, 세트 메뉴 마케팅, 상품권 쿠폰 등 직장시설 당시 고객입장에서 느꼈던 것을 매장 운영에 적용, 현재 하루 평균 270만원이라는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점업종의 경우 영업 경력이 있는 퇴직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분야다. 다만 주점의 경우 야간 영업시간이 길어 나인투파이브 근무 방식에 익숙한 화이트칼라라면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치킨카페나 스몰비어, 테마형 퓨전주점, 꼬치주점, 차별화된 호프 전문점 등을 고려해 볼만하다. 중대형 평수의 규모가 있는 고기구이전문점, 감자탕전문점, 족발보쌈전문점 등 대중적 외식업도 잘 어울린다.

베이비부머 창업 시 유의할 점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면 3억 원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면서 점장을 채용하거나 직원 채용을 통해 실제 업무를 대행시킬 수 있는 분야가 적합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서 A급 입지에 출점할 경우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이탈리안레스토랑, 베이커리카페, 브랜드 커피전문점, 샐러드 바가 겸비된 샤브샤브전문점, 등은 품격과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 임원출신들에게는 잘 어울리는 분야다. 퇴직자중 상당수가 농촌 귀환을 원하고 있는데 이 경우라면 전원형 음식점이나 팬션 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 창업자는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업종과 깔끔하고 현대적인 업종을 선호하고 있다. 도넛전문점, 카페, 사무편의점, PC방 등은 기존에 화이트컬러들이 선호했던 업종들이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서 ‘전통음식전문점’과 ‘판매점’이 새로운 퇴직자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퇴직자 출신으로 창업에 성공하려면 ▲경력을 창업에 최대한 활용한다. 관리능력, 마케팅, 기획력, 서비스 등은 성공 창업으로 가는 밑거름이 된다. ▲현재 보유한 창업 자금보다는 창업 비용이 저렴한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다. 퇴직금이나 저축예금 등 투자금이 풍부하더라도 예비비를 따로 저축해 두어야 초기 매출 부진에서도 안정성을 찾을 수 있다. 취직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할 수 있지만, 창업은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예전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은 과감히 떨쳐 내야 한다. 서비스업의 특성 상 상명하복식 직장 문화와는 다르다. 종업원의 성향과 예전 직장 후배들의 성향이 다른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내성적인 스타일이라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전환해야 하며, 생각과 현실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창업을 서두르지 말자. 6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창업 준비 기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은 제2의 인생이므로 최대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유망성이나 본인의 자금 사정, 지인의 권유만으로 섣불리 업종을 선택했다 실패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성격과 성향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