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계' 곗돈 21억원 챙겨 도망친 고모씨 구속

2014-05-14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서울 금천경찰서는 14일 평소 알고 지내던 재래시장 상인과 동네 노인들로부터 곗돈 수십억원을 가로채 달아난 고모(70·여)씨를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고씨는 지난 2011년 7월6일부터 2012년 2월7일까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에서 재래시장 상인과 인근 거주 노인 등 102명으로부터 모두 2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이른바 '번호계'를 10여개 운영하며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빼돌린 곗돈은 부동산 매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번호계는 계원들이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방식이다. 돈이 급하게 필요한 계원은 앞쪽 순번을 받고 높은 이자 소득을 얻고 싶은 계원은 뒤쪽 순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고씨는 마지막 순번으로 곗돈을 타게 해주겠다고 계원들을 속이고 이들이 순번을 기다리는 사이 달아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전과 오산, 천안, 아산 등을 전전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다"면서 "월세를 내거나 병원을 이용할 때는 아들의 장모와 딸의 시어머니 인적사항을 도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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