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CJ 표정 갈려 TV는 감소, 모바일로 간다
실적 기대된다던 홈쇼핑주 최근 성적은
1위 뺏은 CJ오쇼핑 vs 2위로 떨어진 GS홈쇼핑
손바닥 안의 모바일…수익성으로 향후 성장 견인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홈쇼핑업계의 맞수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갈렸다. GS홈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CJ오쇼핑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오르며 선방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TV를 통한 매출액은 감소세를 나타내 향후 성장이 모바일 채널에 집중될 것을 예고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1분기 실적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면서 양사의 표정이 상반되는 모습이다.
GS홈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371억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8% 축소됐다. 당기순이익도 305억5200만 원으로 4.1% 줄어들었다. 다만 매출액은 2551억500만 원으로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S홈쇼핑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데는 겨울의류 판매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해당 의류상품 편성 비중은 전체의 26%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승부수를 띄웠지만 오히려 패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TV쇼핑의 경우 의류 비중을 41%까지 늘렸지만 이 부문의 매출 하락을 도왔을 뿐이다.
실제로 TV쇼핑 부문 매출액은 4606억 원으로 2008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전략적으로 의류 비중을 늘려 재미를 보던 GS홈쇼핑이지만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차질을 빚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취급고와 영업익은 추정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2009년 이후 합리적 소비 강화로 오프라인 대비 상대적 고성장세를 지속해왔던 TV쇼핑 취급고의 역신장세가 나타난 점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에 반해 CJ오쇼핑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웃었다. CJ오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391억6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307억8500만 원으로 9% 성장했다. 순이익이 늘어난 데는 차입금 감소로 금융비용이 줄어든 것이 한몫했다. 매출액 역시 3283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나 뛰었다.
CJ오쇼핑은 GS홈쇼핑과 달리 겨울의류 편성 비중을 줄이면서 매출액을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CJ오쇼핑의 TV쇼핑 부문 취급액은 449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V쇼핑 부문 성장성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여 연구원은 “유통업종 내 상대우위 실적이 지속되고 있으며 높은 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날씨요인에 따른 의류매출 부진 등 전반적인 소비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타 부문 자기잠식· 과당경쟁 주의보
주목할 점은 양사 모두 모바일쇼핑 부문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쇼핑은 초기 등장 시 전체 매출액의 0.1%로 극히 미미했다. 하지만 지난해 GS홈쇼핑의 전체 매출액 중 모바일쇼핑은 8.6%를 차지했고 CJ오쇼핑은 9.9%에 이르렀다.
올해도 GS홈쇼핑의 1분기 모바일쇼핑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70.6% 상승한 1249억 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도 같은 기간 311% 신장한 1453억 원으로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기존의 인터넷쇼핑 매출액에 근접하는 수치로 모바일쇼핑이 곧 인터넷쇼핑을 뛰어넘을 기세다. 최근 홈쇼핑들이 모바일쇼핑을 주력 판매채널로 키우려는 움직임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쇼핑은 여성이 주도하며 수익성 높은 품목의 판매가 주를 이룬다”며 “적극적인 자체 브랜드 개발 등이 선제되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모바일쇼핑에 치중한 나머지 타 부문의 시장이 깎여나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쇼핑의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기존 인터넷쇼핑 부문 이외에도 TV쇼핑 부문에 대한 자기잠식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또한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한 과당경쟁이 수익성 약화의 주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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