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객정보 유출 기업 35년 재직 CEO 사임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해킹 피해의 후폭풍이 결국 최고경영자를 집어삼켰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대규모 해킹을 당한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그레그 스타인해펄 CEO가 5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CEO뿐 아니라 이사회 의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회사에 피해를 입힌 만큼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타깃은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에 해킹을 당했다. 4000만 장의 신용카드번호와 고객 7000만 명의 주소, 전화번호 등을 도난당했다. 당시 해킹은 타깃만 당한 것이 아니었다. 고급백화점 니만 마커스 등도 비슷한 시기에 해킹을 당했다. 해킹은 국제범죄조직과 연관된 전문해커들의 소행이었다.
이 때문에 그에겐 동정론도 일부 있었다.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떠났다. 이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힌 총수들에게 비난 화살이 돌고 있다. 같은 혐의에 대한 국내는 솜방망이 처벌만 이루어진 것에 대한 경종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35년간 재직하며 타깃을 월마트와 차별화된 특색 있는 유통매장으로 이끈 스타인해펄이라 해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 더 이상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다른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도 귀띔한다. 그렇지만 국내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된 만큼 향후에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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