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기’ 작전 실보다 득 컸다

2004-12-16     이인철 
국민연금 주식투자 반대발언파문으로 당·정·청을 긴장케 했던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장관계보에선 “주무장관으로서 할말을 해 국민적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했다”며 긍정적인 해석이 많다. 이에 김 장관 캠프 내부에선 이른바 치고 빠지는 식의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구사할 계획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바 ‘히트 앤드 런’작전은 김 장관의 연기금 발언 파문이 국민지지도 상승 등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분석에서 기인한다. 김 장관은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에 대해 반대한다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대항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청와대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 장관이 곧바로 발언의 진위가 왜곡됐다며 사과해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김 장관 측은 노 대통령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나오자 급히 고개를 숙여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했다”며 “김 장관이 노 대통령에게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해명하고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해 노 대통령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정치권 일각에선 김 장관의 대선가도에 차질을 빚지 않겠냐고 분석하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장관측도 손해본 게 없다는 평가다. 김 장관의 한 측근은 “연기금 문제에 관해 주무장관으로서 시원하게 할말을 했다는 칭찬이 국민들로부터 나오면서 국민들이 연기금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 측근은 또 “나중에 김 장관이 노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꼬리를 내렸다는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그래도 상급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항명을 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더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측근 역시 “이번 파문으로 국민을 위해서 누구의 눈치도 안보고 소신 있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펴는 김 장관의 강직한 성품과 도덕성이 더욱 평가를 받게 됐다”며 “정부나 여당 내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낸 사람은 김 장관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이번처럼 더 이상 강성일변도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장관 본연의 임무수행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