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콜센터 차려 대출사기 행각 9명 검거
[일요서울 | 수도권 김원태 기자] 도심 아파트를 임대해 콜센터를 차려 운영하면서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대출을 빙자해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6억 원 상당을 가로챈 대출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광주광역시 A동 소재 아파트에 집단 합숙하면서 국내에서 콜센터를 직접 운영, 피해자 243명으로부터 6억5000만 원을 편취한 금융사기단 총책 곽 모씨(35)와 전화유인책 최 모씨(33)·현금인출책 강 모(29) 등 7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아파트를 임대해 타인명의 무선 인터넷장비(대포 와이브로) 및 대포폰 등을 갖춘 뒤 불특정다수에게 '00캐피탈입니다, 신용불량자 2000만 원까지 대출 가능'이라는 문자를 보내 이를 보고 연락을 해온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보증보험료 등을 선입금해야 한다”며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1인당 200만 원~300만 원의 피해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243명으로부터 약 6억5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대부분 경찰 단속에 대비해 중국 등 외국에 콜센터를 운영하며 대포물건(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하던 것과는 달리, 국내 도심 주거용 아파트를 임대해 집단 합숙하며 콜센터를 운영하는가 하면 대포통장 대신에 무매체 계좌 거래를 이용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파트 현관문을 이중 철제문으로 설치하고, 낮에도 커튼을 치고 조용히 생활해 주변 이웃으로부터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대출사기 범행수법을 통해서 알게 된 금융기관의 무매체 계좌는 쉽고 빠르게 편취금을 인출할 수 있어 신종 범죄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만큼 금융감독원에 출금제한 등 문제점과 제도 개선사항에 대해 통보했다.
아울러 시민들에게 무매체 계좌사용 거래시에는 계좌번호·비밀번호·거래실행번호 등을 타인에게 절대 노출하지 말고, 보안관리를 철저히 할 것과 타인이 무매체 계좌 관련 정보를 요구할시 절대로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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