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안철수 멘토 윤여준, “안철수 더 이상 할말 없다”

“새정치연합 지지율 상승? 지켜봐야…”

2014-03-31     박형남 기자

안철수 서울시장 종용? “그런 말 할 상황 안됐다”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안철수 멘토’ 윤여준 전 장관이 또다시 안철수 의원 곁을 떠났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불렸지만 안 의원이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ㆍ김여진씨 등 300여 명쯤 된다”고 깎아내려 결별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십고초려’ 끝에 새정치연합에 윤 전 장관을 합류시키면서 재결합되는 듯 보였지만 이도 잠시. 윤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윤 전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고사하고 있다. 그는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그만둔 사람이 입을 열면 점잖치 못하다”며 “시간을 갖겠다”고만 말했다. 윤 전 장관과 안 의원의 파란만장했던 관계를 되짚어봤다.

‘결별→재결합→결별’.

끝내 윤여준 전 장관이 안철수 의원과 결별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26일 출범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윤 전 장관은 “원래 정당 생활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고 현실 정치에 뜻이 없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도 안철수 위원장에게 (이런 뜻을) 이야기했다”며 “(민주당과 통합하지 않고) 독자 창당을 했어도 지방선거 직후까지만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안 위원장과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지난 1월 초 안 의원의 십고초려 끝에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그리고 두 번째 결별이다.

‘안풍’ 막후 기획자

사실 윤 전 장관은 늘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그의 행보는 늘 ‘뜨거운 감자’였다. 그는 전두환 정권(청와대 공보·의전 비서관), 노태우 정권(청와대 정무비서관), 김영삼 정권(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환경부 장관)을 거치며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책사’, ‘선거 기획·전략통’으로 불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여의도 정가로 자리를 옮겼다. 16대 총선 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총선기획단장과 선대위 종합조정실장을 맡았다. 게다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각종 선거 때마다 ‘핵심 전략통’으로 활약했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도 맡았다. 이는 그가 ‘선거 기획·전략통’으로 불린 이유다.

특히 윤 전 장관은 ‘안철수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지난 2011년 법륜스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기획했다. 이는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안 의원이 대권행 결심을 하는 밑거름이 됐던 것.

그러나 ‘안철수 바람’이 불자 두 사람의 관계는 서먹해졌다.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던 안 의원이 “윤 전 장관이 나의 멘토라고 하는데 내 멘토는 300명 정도이고, 윤 전 장관에게 이제 더 말씀을 말아달라고 부탁도 했다”고 윤 전 장관을 깎아내리면서 두 사람은 ‘결별’했다.

급기야 윤 전 장관도 안 의원을 비판했다. 대선 직전인 2012년 11월 안 의원에 대해 “철저하게 기업 CEO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어 국정을 운영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윤 전 장관은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선대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그는 문 후보의 TV 찬조 연설자로 나서 보수진영 유권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결별하는 듯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안 의원의 끈질긴 요청으로 ‘재결합’했다.

그는 “나는 당시를 결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의원이 서울시장 생각했다가 안 하니까 중단하게 된 것이고, 좋지 않은 갈등 있어서 결별한 것은 아니다”고 결별을 부인했다.

이어 “안철수라는 인물의 등장은 역사적인 필연”이라며 새정치연합 의장을 맡아 독자신당 추진을 진두지휘했다. 독자신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을 당시 합류해, 안 의원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고 독자신당에 대한 기대치는 올라갔다. 다만 윤 전 장관은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야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갈 것처럼 보였다.

이도 잠시. 두 사람의 관계에 또다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이 전격적으로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 당시 윤 전 장관은 연락이 두절되면서 ‘결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윤 전 장관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을 향해) 이 자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자 “농담”이라고 진화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말이 씨가 됐던 것일까. 윤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앞두고 불참의사를 밝혔다. 결국 두 번째 결별이자 ‘영원히 결별’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 좀 쉰 다음에 원래 진행하던 평화재단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몇 달 공백을 두고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도 다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금은 말할 단계 아니다”

한편, 윤 전 장관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그만두고 온 사람이 당장 입을 열면 점잖치 못하다. 그리고 안 의원이나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얘기를 할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에 돌아갈 일은 없다”며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떠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안철수 현상 중 현상은 없고, 안철수만 왔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지지율만 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었고, 안 의원은 근래 완만하지만 지지도가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두 세력이 합치니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 창당이 된 만큼 당내 인사들이 지지율 올리기에 노력할 것이지만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종용했다는 소문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 그런 말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의원에게 마지막으로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전 장관은 단호하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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