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뒷간 챙기는 송삼석 모나미 회장 일가

15년 만에 최악의 매출액 그래도 내 돈은 포기 못해 ?

2014-03-31     강휘호 기자

유통 부문 매출 급락세…적자전환에 점유율도 떨어져
등기이사 보수한도 20억으로 상향…2년 동안 2배 늘어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문구제조업체 모나미(회장 송삼석·사진)가 15년 만의 적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 한도액을 늘려 오너들의 지나친 제몫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임원들의 돈은 챙겨줘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를 결정한 이사회가 오너일가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은 더욱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적자 전환한 기업의 오너가 스스로에게 선물을 준 셈이다. 아울러 모나미는 날이 갈수록 실적에서도 허우적대고 있어 향후 사업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이 전망된다. 안팎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모나미의 실상을 [일요서울]이 들여다봤다.

올해 모나미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나미는 지난해 16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26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950억 원 가량, 36% 정도가 줄어들어든 수치다.

특히 이는 1999년 이후 15년 만에 만난 최악의 매출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1999년 1127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모나미는 2000년 17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뒤에는 단 한 차례도 매출액이 1700억 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재무현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계 1734억 원, 자본총계가 549억 원임을 감안해도 직전사업연도에 비해 자산총계 200억 원, 자본총계 50억 원가량이 빠져나갔다. 한마디로 회사 매출 전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다.

그런데 누가 봐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나미 오너 일가의 주머니는 두둑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나미는 지난 28일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모나미빌딩에서 열린 제 4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6명의 보수한도액을 종전 14억5000만 원에서 20억 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앞서 45기 주주총회에서도 보수한도액을 종전 9억5000만 원에서 14억5000만 원으로 5억 원 인상한 바 있다. 결국 2년 동안 매출은 줄어드는데 보수만 두 배 늘어난 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나미가 최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가 주축인 등기이사 한도를 올려 지나치게 자기 몫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를 결정한 모나미 이사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논란은 더욱 확산,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나미는 이사회는 상근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 중이다. 등기임원이자 회사 업무를 총괄하는 상근이사 4명 중 김명욱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너 일가이다. 송삼석 모나미 회장과 송하경 사장, 송하윤 부사장이 나머지 3명이다.

엎친 데 덮친 악재

이처럼 매출이 꼬꾸라지고 오너일가를 향한 비판이 날이 선 가운데 모나미를 둘러싼 악재는 끝없이 몰려드는 모양새다. 향후 사업 계획이 어떻게 변경될지조차 모르는 상태라는 전언이다.

먼저 유통 부문 매출이 급락하면서 유통서비스 사업 계획이 지지부진하게 됐다. 모나미는 그동안 유통서비스 부문에서만 17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던 한국 휴렛팩커드와 총판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유통부문 매출 급락세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6년 모나미가 유통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계획도 당분간 보류될 위기다.

더욱이 유통업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문구 사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주력 사업인 문구사업 부문도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다.

문구사업 부문마저 모나미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나미의 문구사업 매출은 2010년 2197억 원에서 2012년 1848억 원으로 축소됐고, 시장점유율도 27%에서 21.7% 수준으로 하락해 있다.

이 같은 현상이 한 번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서서히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는 해석도 불안 요소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회복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다. 모나미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27.01%에서 2011년 22.52%로, 또 2012년에는 21.70%까지 하락한 것이다.

결국 악재에 악재가 맞물린 모나미는 떨어진 문구 사업 부문의 시장 장악력을 회복하고, 휴렛팩커드와의 계약해지에 따른 공백을 막는 일이 관건으로 보인다. 모나미는 문구 사업이 올해 실적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오너일가의 배불리기가 지속적인 논란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시켜야 하는 부담도 늘어났다. 모나미가 실적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오너일가를 향한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모나미 내부에서는 악재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오너일가에 대한 지적도 큰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휴렛팩커드와의 총판 계약해지로 관련 매출액이 감소하였으며,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설정 등으로 손익이 악화됐다”면서도 “일회성 요인이 일시에 반영된 결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문구사업은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고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수익성을 개선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사업 계획 역시 항상 변동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유통업이 우리의 주력 부문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너일가의 보수한도 논란에 대해선 “이사회에서 사업계획에 따라 이사 보수한도를 올린 사항이다”라며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상정이 됐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