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EG그룹의 급성장
“테마주 아닌 성장주로 봐달라”
고급 산화철 시장 정유율 세계 1위로
정부 연구과제 사업자 선정 후 논란도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EG그룹(회장 박지만)이 현 정부 들어 주목받고 있다. EG그룹은 본래 고급산화철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였지만 지난달 정부 연구과제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석연찮은 성장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만 회장의 가족관계로만 설명이 가능한 일들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환 대표이사가 ‘특혜없이 기술력으로 커 온 회사다. 박근혜 테마주가 아닌 성장주로 봐달라”고 말할 만큼 주변의 시샘도 따갑다.
EG의 모태는 1987년 삼화기업과 포항제철 계열사인 거양상사가 2억 원씩 출자해 자본금 4억 원으로 설립한 삼양산업이다. 코스닥 상장(2000년 1월) 직전인 1999년 현재의 EG로 회사명을 바꿨다. 박지만 EG 회장은 1989년 삼양산업 부사장을 맡은 이후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1대 주주(지분율 25.95%)로 회장직에 있다.
주요사업은 전기전자 기기의 주요 부품 원료인 산화철과 복합재료를 생산하는 업체로 엔지니어링 플랜트, 에너지 환경 플랜트 사업(폐기물 소각설비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이지만 고급산화철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27년 사업경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런 EG그룹이 지난달 정부 연구과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1일 EG는 “지난해 12월 30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기성 폐자원 한국형 바이오가스와 기술과 복합 악취 제어 기술 개발’ 분야의 연구 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과제의 사업 기간은 2012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다. 컨소시엄은 5년6개월 동안 205억 원(민간 부담금 별도)의 정부 예산을 받을 예정이다. EG는 이중 46억 원을 2018년 5월까지 4년6개월 동안 지원받게 된다. EG는 정부 예산을 융합형 복합 악취 제거 시스템을 실증·상용화하는 데 투자할 계획인데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 사업과 무관한 회사가 이 사업을 유치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EG 매출 중 정부·공공기관 매출은 단 1원도 없었다”며 이번 사업자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박 회장이 잦은 구설로 문제가 된 바 있는데 그런 기업이 정부사업에 참여한 것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EG는 본업보다 최대주주인 박지만 회장으로 부각되는 일이 잦았다.
박 회장은 과거 부실저축은행 로비에 연루돼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박 회장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친구관계로 신 회장이 체포되기 직전 함께 식사했다는 점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1986년 전역 이후엔 마약 투약 혐의로 수 차례 입건되기도 했다. 마약사건이 불거지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던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박지만씨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태준 회장이 삼양산업 부사장직을 맡겼다.
이듬해 박지만씨는 삼양산업 대표에 오르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1대 주주가 된다. 이 과정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지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만 회장은 이후에도 마약 복용이 적발돼 몇 차례 구속기소됐지만 EG그룹은 계속 성장해 지난해에는 재벌닷컴이 발표한 400대 그룹에 들기도 했다. EG그룹이 고속성장한 배경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정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시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또한 그 해답이 박 회장의 가족 관계만이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박지만 회장의 누나가 박근혜 대통령이다. 이 때문에 EG는 사실상 사업 내용 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회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억울하다” 사업내용 보고 평가해달라
이런 탓인지 벌써부터 현 정권이 끝나면 EG그룹이 ‘특혜기업’으로 전면수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권 초기에도 전 정권 특혜 오명이 불거진 기업들이 수사선상에 올라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EG측은 “설립 이래 실적이 좋을 땐 언제나 박지만 회장과 연결지어 특혜의혹이 있었다.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커온 회사인데 그런 의혹이 있을 때마다 힘들었다”며 “사업내용을 보고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EG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4억5825만 원으로 전년 대비 842.1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30억3658만 원으로 20.9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8억5776만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358곳(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4%, 8.4% 증가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오전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9250원에 거래됐다. 이에 업계의 시샘은 물론 그 이유를 현 정권 특혜기업으로 간주하려는 주변인이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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