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해독 교육프로그램 이수자 졸업식 "초등 졸업장, 칠십년만에 받았어요"

2014-02-20     수도권 김원태 기자

[일요서울 | 수도권 김원태 기자] "오늘은 우리들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는 날입니다. 칠십년이 걸렸네요.(중략) 지금도 공부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용기를 내십시오. 얄미운 세월이 이기나 우리가 이기나 한 번 해봅시다. 앞으로도 졸업을 두 번, 세 번 더 합시다."

'문자해득 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합동 졸업식'에서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받아 든 유순자(73. 신갈야간학교) 할머니의 소감이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던 어르신 만학도 227명이 한 자리에 모여 초등학력을 인정받고 배움과 성취의 기쁨을 나눴다.

경기도교육청은 20일 오전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 4층 대강당에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교육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합동 졸업식'을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인 이날 합동 졸업식은 △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이수자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학습자의 평생학습 참여와 학습의욕을 고취하며 △배움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졸업자는 수원제일평생학교와 의정부노성야간학교 등 15기관에서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을 받은 학습자 227명(40대~80대)이고 최고령자는 85세다.

졸업식은 1·3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졸업장 받고 수원 동신초 어린이 합창단은 축하의 노래를 불렀다.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헌신한 평생교육기관 관계자 15명에게는 감사장이 전달되기도 했다. 행사장 1층 갤러리에서는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며 틈틈이 준비한 시화 작품 45점이 전시됐다.

도교육청 평생교육과 이형남 과장은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어려운 시절을 거치면서도, 배움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시는 어르신 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은 비문해 성인들이 가정?사회·직업생활에 필요한 기초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초·중학교 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일정 교육시간을 이수하면 해당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도교육청은 글자를 통해 세상 속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저학력?비문해 성인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해왔다. 지난해에는 25기관 44학급을 설치·지정했고, 학습자 845명은 초등학교 1~6학년 수준의 교육과정을 배웠다.

올해는 중학교 과정을 신설해 초등학교 과정과 함께 운영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등 평생학습사회 구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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