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전 대표 돌연 창원시장 출마 유턴 왜?
앙숙 떨어뜨리고…자리 꿰차고…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정치적 라이벌’의 격돌로 관심을 끌었던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대한 관심도가 한층 낮아졌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개짖는 소리가 너무 크다’며 이웃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실을 거론하며 “옆집 사람과도 화합을 못한 분이 어떻게 당내 화합을 이야기하느냐”고 공격했던 안상수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출마를 접고 창원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것. 이로써 새누리당은 박완수 전 창원시장과 홍 지사가 도지사 후보를 놓고 결전을 벌이게 됐다.
그런데 새누리당 내에선 안 전 대표가 창원시장 출마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양보발언으로 홍 지사를 자극하는 등 설전을 벌여 출마였던 안 전 대표가 창원 시장에 출마한 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남도지사 불출마에 대해 안 전 대표는 “4선 의원과 당 대표 등을 지낸 경험, 경륜, 인맥을 고향 발전을 위해 모두 바치고 싶었지만 도지사의 길을 가기엔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음을 통감하고 그 꿈을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직 도전은 부드러운 지도력을 갖추고 경남을 발전시킬 역량을 갖춘 박완수 후보에게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듯하다. 양보 얘기가 오갈 정도로 도지사에 참여할 것으로 보였던 안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중앙 무대에서 밀려나 있던 안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기 자리를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선거 판세는 안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갔다. [일요서울]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KS리서치연구소(소장 김정훈)에 의뢰해 경남 거주 유권자 대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4일간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홍 지사가 새누리당 후보로 적합하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 지사는 47.4%, 박완수 창원시장 16.3%, 안상수 전 대표 15.7%로 나타나 경쟁 후보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안 전 대표의 ‘실낱같은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안 전 대표는 창원시장으로 유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창원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다.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안 전 대표는 홍 지사를 낙천시키기 위해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지지하겠다는, 이른바 ‘안상수-박완수 빅딜설’도 그중 하나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개인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안 전 대표 스스로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편, 박 전 시장 측에선 자체여론조사 결과 안 전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지지율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발을 동동 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