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삼성맨 또 영입, 황창규 견제냐? 사업강화냐?

2014-02-04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SK그룹(회장 최태원)이 잇달아 삼성맨 영입에 나서고 있어 그 속내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3일 삼성전자 시스템LSI 반도체 사업부 기술개발실장을 지낸 서광벽 전 삼성전자 부사장(사진)을 미래기술전략 총괄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같이 계산을 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가 대표적인 시스템LSI 반도체다.

앞서 지난달에는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ICT 기술성장추진 총괄(부회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서 전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시스템LSI 반도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준비라고 분석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업계 라이벌인 KT의 새 수장이 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견제용(?)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본지 1030-31호 삼성 출신 두 거장 '통신대전' 막 올랐다] 제하의 기사에서 보도한 바 있듯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대적할만한 상태가 필요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황 회장은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또 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전자 16MD램 소자개발팀장(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1992년),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2004년),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2007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겸 삼성종합기술원 원장(2008년)을 거쳤다.

두 사람은 모두 1953년생으로 부산 출신이다. 고등학교도 임 부회장은 경남고, 황 회장은 부산고를 나왔다. 두 학교는 지금까지도 경남 명문을 놓고 수위를 다투는 맞수다. 또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삼성전자에서도 맞닥뜨린 둘은 한때 이윤우 전 부회장과 함께 ‘반도체 삼각편대’로 통했다.

이미 업계에선 “SK가 황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임 부회장을 내세운 것”이라거나 “둘의 능력은 거의 용호상박이다. 삼성전자 내 라이벌이 양 그룹을 대표하는 라이벌로 2차전을 벌일 것”이라는 등의 예상이 난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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