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전쟁’ 후폭풍 "아웃도어 브랜드 손본다?"

브랜드 1위 ‘노스페이스’가 다음?

2014-01-20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국세청과 제과업계의 ‘POS(판매관리시스템)전쟁’이 뜨겁다. 양측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세수확보 차원보다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고 제과업계는 “탁상행정”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다.

아울러 이번 파문이 제과업계뿐만 아니라 POS시스템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튈 공산이 커 관련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미 국세청이 다음 타깃으로 아웃도어 브랜드 업계를 겨냥할 것이란 소문 마저 퍼지면서 업계 1위 ‘노스페이스’가 주목받고 있다.

국세청 “빵 업계 조사 후 아웃도어 브랜드 손본다”
대리점 매출 신뢰↓…업계 이해 못해 생긴 오해


이번 분쟁이 주목 받는 건 ‘POS시스템’이 제과 업계만이 아닌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타깃으로 아웃도어브랜드 업계가 주목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는 2000년 이후 20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만큼 규모가 커졌다. 게다가 아웃도어업체 대부분이 비상장사여서 별도로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매출액을 둘러싼 잡음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공개되는 매출이 ‘뻥튀기’라는 불신도 짙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 대부분이 비상장사라 별도로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업체에선 대폭 할인 행사를 벌이고는 원래 정가대로 매출액을 잡는 경우도 있어 매출에 대한 업계의 불신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무당국의 한 관계자는 “매출 산정방식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서로가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래되면 세무당국의 수사도 불기파하다”며 “업계 특성상 1위 업체가 조명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아웃도어 브랜드 1위 업체는 ‘노스페이스’다. 결국 제과업계와 국세청의 대립 불똥이 아웃도어 브랜드로 튈 경우 업계 1위 노스페이스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선이 제과업계로 쏠리는 상황이다.

수천 억 원대 추징금 부과될까

국세청과 제과업계는 여전히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세청이 제과업계에 ‘소명 고지서’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일요서울]이 만난 국세청 관계자는 “평균 매출을 벗어나는 건 이해 할 수 없다. 기부라면 그 소명자료를 제출해라. 그러면 그 부분을 공제해 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대리점 측은 “POS 매출과 실 매출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업계를 이해하지 못한 그야말로 탁상행정”이라며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국세청의 시각은 POS기록상 매출액 대비 98% 정도를 실제매출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리점주들이 주장하고 있는 기부매출 등 매출편차 변동요인은 대리점 주들이 제대로 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뚜레쥬르 등 제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누락 혐의에 대한 단서를 잡고 세금 추징 절차를 진행해 온 것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 이 문제의 시발점이 됐던 뚜레쥬르 가맹점들에 대해서는 소명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단순 매출 집계 외에 계절별 상품 판매 추이, 연도별 주문량 등이 저장되는 시스템이다”라며 “각각의 제품 판매현황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POS 매출은 실제 매출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본사가 대리점에 100원에 물품을 주고 대리점이 30원의 이익을 붙여 판매를 한다. 이 과정에 대리점이 POS에 기록하면 그 매출이 그대로 본사에 전송된다. 그렇다면 본사와 대리점의 편차가 평균편차를 벗어날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빵 업계 전직 점주 A씨의 주장은 달랐다. A씨는 “매출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항변했다.
A씨는 “예를 들어 남는 빵을 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POS매출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 할인행사를 열어 제품을 판매하면 차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양측 분쟁의 가장 핵심은 POS 매출과 실 매출의 차이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랜차이즈 업계 본사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국세청이 실 매출과 대조중인 POS 데이터가 본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일부 점주들의 원성도 적지 않다. 실제 일부 점주들은 직접 본사를 방문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 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대리점 점주들의 편에 서기 힘든 상황이고, 그렇다고 국세청 편을 들기도 어렵다”며 “본사 자체적으로 세무 상담을 하고 있지만 이번 파문은 대리점과 국세청의 대립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최장 2월말까지 대리점주들로부터 소명을 받은 뒤 소명내용을 반영해 세금 추징액을 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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