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 ‘남성 도우미’
2007-10-11 서준 프리랜서
최근 전국적으로 이른바 ‘남성티켓다방’이 생겨나 여대생 및 전문직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남성 도우미들은 집과 모텔 등 장소를 막론하고 여성 손님들이 ‘콜’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커피, 음료, 술 등을 배달하며 편안한 대화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손님들은 남성 도우미에게 각종 심부름을 시킬 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수동성을 벗어던지고 유흥의 ‘주체’로 변신, 가슴 깊이 억눌렸던 성적 욕구를 맘껏 발산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들의 쾌락문화도 이제 갈 데까지 갔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충남, 대전, 경남 등 지역 곳곳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남성티켓다방을 살펴보자.
말끔한 정장 ‘샐러리맨’ 뺨쳐
대전 일대의 A업소는 잘생긴 외국배우 사진이 들어가 있는 전단명함을 만들어 ‘남자친구가 되어 줄게요(각종 심부름 가능)’이라는 문구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여성손님들은 뜨내기손님보다는 주로 업주와의 친분으로 찾는 단골손님이 많다. 커피값은 한잔에 5,000원. 커피 외에 우유, 주스, 각종 차, 술 등 대부분의 음료도 배달된다. 남성도우미들은 집과 모텔 등 여성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그들과 대화를 하고 각종 심부름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포인트는 ‘007가방’이 영업용 배달가방이라는 것. 말끔한 정장에 007가방을 들고 다니면 기업체에 다니는 샐러리맨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게 업소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남성티켓다방은 100% 배달영업으로 이루어진다. 매일 오후 7시에 오픈, 새벽 6시까지 영업을 한다. 피크시간은 주로 새벽 3~4시. 주말에는 눈코 뜰 새 없이 하루 종일 바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재치 있는 입담’이면 OK!
그렇다면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연령은 보통 20대 중후반이 가장 많다. ‘얼굴과 말발로 먹고 사는’ 업종이기 때문에 외모와 스타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어 그는 “외모가 조금 딸리더라도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입담의 소유자면 ‘오케이’”라며 “유니폼은 따로 없고 옷은 자유롭게 입어도 된다. 하지만 트레이닝이나 반바지는 못 입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 관계자는 “우리 다방을 찾는 이들은 나름대로 퀄리티가 있다. 그래서 남성도우미들도 일정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며 “알바 문의를 해 오는 남성 중 제일 많이 묻는 것이 ‘2차’를 나가야 하느냐는 것인데 그런 것은 절대 없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 일대 B업소 관계자의 말은 조금 다르다. 실제 ‘2차’를 나갈 경우엔 상당히 비싼 ‘화대’가 오간다는 것. 남성도우미는 일반 여성도우미들에 비해 2배의 화대를 받는다고 한다.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의 화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특별히 2차비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 10만원을 주든 100만원을 주든 그건 여성손님 마음이다. 아예 작정하고 남성도우미를 찾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액의 화대를 주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다”고 말했다.
민망한 심부름에 스트레스 압박
남성도우미들은 이곳에서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여성손님을 상대하는 기본 교육을 받는다. 물론 전문 교육은 아니다.
티켓다방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K모(25)씨는 “여성손님들과 전문지식을 얘기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교육은 그저 사회 전반적인 뉴스를 파악하고, 진상손님에 대한 상황별 대처법, 유머러스한 말과 유행하는 개그들을 연습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티켓다방의 주요 업무인 ‘배달’에 대해, 현재 남성티켓다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H모(26)씨는 “잔심부름이 생각 외로 중노동”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원하는 것을 다 사다 주는 것은 많은 체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별의별 심부름을 다 시키기 때문에 민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H씨는 “통상적으로 커피보다 술, 담배 심부름이 가장 많다”면서 “일부 여성들은 스타킹, 속옷을 사오라고 하는가 하면, 심지어 성인용품, 자위기구 등도 사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진상손님 때문에 골머리
H씨에 따르면,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의 약 80%는 여대생과 20~30대의 전문직 여성들이다. 즉,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곳을
찾는 미혼 여성들이 상당수라는 것.
그는 “흔히 남성티켓다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소위 ‘나가요 걸’이나 30대 후반 이상의 주부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이들은 극히 소수”라며 “주로 호기심에 부르는 여대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전문직 여성, 술집 여성 등이 많다”고 전했다.
그가 뽑은 진상손님 0순위는 전문직 여성. 사회적인 위상과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풀기 위해 남성도우미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며, 자존심을 바닥까지 떨어뜨리게 하는 행위도 서슴없이 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애인과의 성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불만이 누적된 것을 남성도우미를 통해 해소하려는 여성들, 순수한 의도가 아닌 노골적으로 교제를 제안하는 일부 중년층 여성 등도 그가 뽑은 진상 사례에 속했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남성도우미를 고용하거나 알선해주는 업소를 처벌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위생법상 유흥접객원을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로 규정해 남성일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그러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업소의 경우에는 직접 단속이 가능하다”며 “불법 업소의 경우 강력한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20대 여성들의 명품 소비경향
명품브랜드 마케팅전략 ‘나가요걸’ 양산
“한 달에 쇼핑비용으로 얼마나 지출합니까?”
“300만원 정도 됩니다.”
최근 서울 유명백화점 본사의 인턴사원 면접장. 질문을 던졌던 면접관은 인턴사원에 지원한 20대 여대생의 대답을 듣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원서를 다시 훑어보니, 아버지 직업란에는 ‘OO의대 학장’으로 돼 있었다. ‘쇼핑비용만 월 300만원이면 대체 한 달 용돈은 얼마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잠시 머릿속에 스쳤지만, 질문을 계속 이어갔다.
“거주지가 분당이신데, 인근 백화점들을 한번 평가해 보시라”고 질문하자 해당 지원자는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명품분야가 좀 취약한 편이고, 신세계 죽전점은 새로 지어서 쾌적한 면은 있지만, 딱히 끌리는 무언가가 없더라”며 “쇼핑하기 편한 삼성플라자를 가장 선호한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백화점의 담당자는 “특정 개인의 단면이기는 하지만, 요즘 20대들의 소비성향을 잘 드러내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20대 여성들의 소비성향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 VIP고객들의 소비성향을 조사해 본 결과, 20대들의 이러한 소비행태는 이미 업계의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VIP고객중 지난 2005년 20대 소비자들이 3.7%(800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4.4%(1300명), 2007년 5.8%(1900명)로 점차 그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통상적으로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MVG(Most Valueable Guest) 고객’로 칭하고 VIP로 집중관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신세계시티카드를 사용하는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20대 VIP고객들의 증가율이 30대 VIP고객들의 증가율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는 연간 구매금액과 횟수를 모두 감안해 전체 고객 중 5% 정도를 VIP고객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 2004년 20대와 30대 VIP고객들은 각각 전체 고객의 3.5%와 24.0%를 차지했지만, 2007년 현재 20대와 30대 VIP고객들은 각각 5.8%와 25.6%에 달했다. 전체 VIP고객 숫자에 변함이 없다고 가정해도 3년여 동안 20대 VIP 고객은 60% 이상 증가한 반면 30대는 거의 답보상태에 그쳤다.
20대와 30대의 구매성향은 특정 품목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이 자사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군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20대 우수고객의 상품군별 매출 비중은 여성의류>명품>가정용품>남성의류>화장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0대 이상 우수고객의 상품군별 매출 비중은 명품>여성의류>가정용품>식품>스포츠 등의 순으로 정렬됐다. 20대들이 30대에 비해 개인 치장에 들이는 소비성향이 조금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대, 특히 여성의 소비지출 경향이 갈수록 왕성해 지고 있다”며 “덩달아 명품 매출 신장률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의 대다수가 분 발라 번 돈의 최대 지출처로 이른바 명품소비를 일순위로 꼽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20대 초중반이 대부분인 그녀들의 소비욕구를 자극시키는 명품브랜드들의 마케팅전략이 ‘나가요걸’들을 양산시키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