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窓을 열며] 오솔길

2013-12-30     장미향 시인

방금 걸어 온 발자국 보이지 않지만
옛날 그 옛날 그리고 지금까지

봄엔 꽃들이 하르르 웃는 길
여름엔 푸른 숲이 시원한 길

가을엔 단풍이 물드는 길
겨울엔 말없이 쌓인 눈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속삭이며 걷는 사람들
수많은 발자국을 묻었겠지요

지나는 사람들의 온갖 삶 들으며
사계를 내어 준 오솔길처럼

연말이면 가는 해를 아쉬워해도
새로운 해는 어김없이 오기에

우리의 인생행로에 난 삶의 오솔길도
기쁘고 슬픈 일들을 겪고 또 겪으며

걷다가 넘어지면 일어서서 걸어 온
이 길에 발자국을 묻으며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