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청마의 해…재계 말띠 경영인들
정몽근·현승훈·이수영 회장 등 ‘올해는 더 힘차게 달린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새롭게 다가온 2014년 갑오년은 말띠의 해다. 말띠 중에서도 10간과 12지의 조합으로 이뤄진 60갑자를 적용하면 청마의 해가 된다. 그리고 청마는 예로부터 강인한 생동감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더구나 우리 전통 문화에서 말은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으며 중요한 인물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때문에 재계에서도 말띠 오너와 전문경영인(CEO)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경기 불황으로 침체돼 있는 국내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줬으면 하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 불황 극복 기대감 높이는 오너·CEO들
대주주 및 사장급 이상만 男 506명·女178명
말띠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1942년생)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삼남으로 우경숙(62) 현대백화점 고문과 결혼해 그의 슬하에 정지선(42)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교선(40)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뒤를 따르고 있다. 물론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경영권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지만 두 아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경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 OCI그룹 회장과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 (모두 1942년생)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말띠 재계 총수들이다.
이수영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이름을 떨친 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의 장남이다. 지난 2009년 태양광 사업으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OCI로 사명을 변경, 지금까지 경영 일선에서 진두지휘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태양광 및 열병합발전소 개발 등 발전 부문 사업을 통해 OCI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켜 내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14년 환갑을 맞게 돼 더욱 특별한 말띠 총수들도 즐비하다. 1954년생 재계 총수는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과 허일섭 녹십자 회장,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김중헌 이라이콤 회장, 고석태 케이씨텍 회장, 박춘희 대명그룹 회장 등이 고명하다.
허일섭 회장은 한일시멘트 창업주인 고 허채경 회장의 막내아들로 녹십자의 바이오 의약품 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이와 함께 바이오업체 이노셀을 인수하는 등 회사에 성장 동력을 한창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김석수 회장은 동서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인스턴트 커피업계 1위 동서식품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인스턴트 커피시장에서 업계 라이벌 남양유업과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김만수 동아타이어 회장과 윤대섭 성보화학 회장, 이삼열 국도화학 회장, 윤종규 태광 회장, 윤병강 실성신약 회장은 1930년생 80대 고령의 나이에도 젊은 오너들 못지않은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그룹 총수들만큼이나 말띠 경영인으로 주목을 받는 인물이 더 있다. 바로 총수들의 후계 구도를 구성하고 있는 재계 2·3세들이다.
주목 받는 2세 후계자는
우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1942년생)과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1954년생)은 띠동갑으로 롯데가의 말띠들이다. 특히 신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말띠 여걸이다. 청마의 해를 맞아 복지 활동으로 재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앞장 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구본무(68)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35) LG전자 부장과 금호그룹 창업주 고 박인천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고 박정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아들 박철완(35) 금호석유화학 상무보, 박찬구(65)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들 박준경(35) 금호석유화학 상무보가 대표주자다.
특히 구광모 부장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승진 명단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올해 LG 주식을 장내 매입하며 지분율을 4.84%까지 확보, 후계구도를 재편하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11.00%), 구본준 LG전자 부회장(7.7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13%)에 이어 LG 4세 중에는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또한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태성(35) 세아홀딩스 상무, 허인영(64)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파리크라상 상무 등도 1978년생 동갑내기 경영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 연경씨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씨 등은 주식부호 대열에 오른 말띠 총수 2세들이다.
말띠 전문 경영인도 적지 않게 재계에 포진하고 있다. 삼성에선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을 필두로 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말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있다. SK그룹은 오세용 SK하이닉스 사장과 정철길 SK C&C 사장, 이문석 SK케미칼 사장을 두고 있고 신헌 롯데쇼핑 사장과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김병열 GS칼텍스 사장, 심경섭 한화 화약부문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 김외현 현대중공업 사장도 말띠로 주목을 받는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양력 1942년 1월 9일생이라 말띠 총수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띠를 책정하는 음력 생일은 1941년 11월 23일이기 때문에 뱀띠 총수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