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진실
빈 수레가 요란했던 검찰 수사 유명 연예인은 단 1명뿐
2013-12-23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지난주를 뜨겁게 달궜던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종결됐다. '용두사미'로 끝난 검찰 수사 결과는 여성 연예인 9명, 성매수 남성 2명, 브로커 1명 등 총 12명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마무리됐다.
이번 연예인 성매매 사건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건 수사 시작과 동시에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이 SNS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팬들과 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번 사건을 총 지휘했던 안산지청 안병익 차장검사는 "SNS를 통해 피해를 본 분들께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피해의 신속한 회복 및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서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하게 됐다"고 말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일요서울]에서는 이번 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결과와 파장 그리고 남겨진 의혹에 대해 알아봤다.
SNS 타고 흐르는 무성한 소문들 “이젠 안녕”
찜찜한 뒷맛 남긴 검찰수사 “다음엔 또 누구?”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시민들에게 알려지자 이름이 거론됐던 연예인들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소속사를 통해 반박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개인 SNS를 통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법적인 대응도 병행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검찰의 수사 발표로 관련성이 없음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루머를 퍼뜨린 당사자를 끝까지 찾아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수사하게 된 계기에 대해 “5월경 마약사범 수사 중에 관련자에게서 성매매 알선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를 살펴보면 당초 거론된 연예인 중 1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배우 A양은 이름만 대면 알 정도의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A양은 성매매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A양은 과거 엑시터시를 복용해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전력이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양은 사업가 C씨와 서울에서 3차례 성관계를 갖고 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3명, 여자 9명 기소 대부분 연예인 초년생
이번 성매매 사건으로 약식 기소된 사람 중 여성은 총 9명이다. A양은 이중에 한 명이며 1975년생으로 나이가 제일 많다. 다른 여성들은 대부분 1982년생, 1983년생, 1985년생, 1986년생들이다. A양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가수, 방송인, 배우, 모델 등이다. 가수 B양은 2009년 데뷔해 올해까지 활동했다. D양은 레이싱모델 출신으로 방송 활동을 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성매매 대가로 300만 원부터 최고 5000만 원까지 받았다고 전해진다. 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중국으로 원정 성매매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은 브로커인 스타일리스트 K씨다. K씨는 신사동호랭이가 만든 기획사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2007년 9월 가수 솔비가 제주도에서 찍은 스타화보 ‘비키니 칵테일’의 공동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했다. 솔비의 이름이 연예인 성매매 사건에 오르내린 이유도 바로 이런 인연 때문이다. 한편 성매매를 한 남성 2명은 각각 1965년생, 1969년생이며 사업가로 알려졌다.
연예계 스폰서 소문이 아니라 사실
검찰의 수사 결과 스타일리스트 K씨가 브로커로 확인되자 그동안 연예계에서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성매매 브로커의 존재가 사실로 드러났다. 연예계에서는 그동안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소속사 대표로 있으며 소위 뚜쟁이 역할을 하는 브로커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 브로커들은 주로 스폰서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 개그맨의 친인척이 브로커 역할을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브로커는 해당 분야의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스폰서를 알선해주고 있다. 실제 몇몇 연예인들은 이 브로커에게 스폰서 만남을 제의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예계에서 연예인과 스폰서의 존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이름없는 무명시절을 거쳐 톱스타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땀을 흘리지만 일부 연예인들은 이 무명시절을 버티지 못하고 스폰서 찾기에 혈안이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기자들 사이에서는 청담동에 있는 L음식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이곳에서 연예인과 스폰서 즉, 기업인들의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 때문이다. 이 만남의 브로커는 바로 음식점 주인이다.
새로운 소문의 진상지 청담동 L음식점
L음식점이 워낙 유명한 맛 집이다 보니 기업가, CEO, 연예인들이 즐겨 찾게 됐고 음식점 주인은 이러한 인연을 인맥 쌓기에 활용했고 결국 연예인과 스폰서 간 만남을 주선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L음식점을 즐겨 찾는 기업인들로는 국내 대표 주류 기업 CEO와 화장품 기업 CEO 등이다. 이들은 이곳을 비즈니스 상 일주일에 3~4번 정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들과 여성 연예인 J씨, E씨 등이 자주 만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끊임없는 루머에 연예인들만 골머리
검찰의 이번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반 시민들은 “또?”라는 반응과 함께 “누구야?”라며 호기심을 드러내지만 연예계에서는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굵직한 연예인 관련 사건이 터지는 것이 검찰이 계획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사전에 언론에 오르내린 연예인들과 상관없는 수사 결과가 나올 때면 이미지로 먹고사는 해당 연예인들은 큰 타격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계 종사자들은 이번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새해 인사이동을 앞두고 성과를 올리기 위해 검찰 측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리만 요란하고 정작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