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주부 납치 자작극
2005-03-04
당황한 김씨는 아내의 납치사실을 여수 경찰서에 신고했고, 여수 경찰서는 즉각 인천항을 관할하고 있는 인천 중부경찰서에 사건 내용을 타전했다.비상이 걸린 인천 중부서는 이날 오후 7시께 순찰차 10여 대에 경찰관 및 기동타격대 등 50여 명의 인원을 동원, 밤새도록 인천항의 수백 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샅샅이 뒤졌으나 끝내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나 경찰의 출동 사실을 모르고 있던 이씨는 경찰의 수색작전이 끝난 후에도 거짓 메시지를 남편에게 계속해서 보냈다. 납치범의 협박메일을 가장해 이씨가 남편에게 ‘자작’ 이메일을 보낸 것. 이씨는 “몇 시간 후면 배가 출항한다”, “배에서 내려 인근 사창가에 팔아버리겠다고 했다”고 지속적으로 메일을 보낸 것.
경찰은 사채업자에게 잡혀있다는 이씨를 발견하지 못했고 더구나 이씨로부터 계속 이메일이 발송되어 오자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IP주소를 역추적하는 한편 김씨에게 “아내로부터 전화가 오면 인천에 사는 친구를 통해 돈을 전달하겠다” 며 함정수사를 펼쳤다. 함정에 걸려든 이씨가 모 은행 앞으로 나오자,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를 체포했다.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60만원만 있으면 단칸방이라도 얻어 돈을 번 후 여수에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살 작정이었다. 거짓말 하나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고 말했다.이씨의 남편인 김씨도 “부인이 납치된 것으로 알고 걱정했었는데 자작극으로 끝나 그나마 다행이다. 추운 날씨속에 고생한 경찰 관계자들에게 미안할 따름” 이라고 말했다.한편 경찰은 “이씨가 남편에게 허위사실을 알린 것이기 때문에 이씨를 처벌할 근거가 없다. 이에 이씨의 신병을 여수경찰서로 인계했다. 상황보고를 받고 모든 대원들이 잠도 자지 못한 채 영하의 날씨 속에 수색작전을 폈는데 자작극으로 끝나 어이가 없지만 이씨가 무사해서 다행” 이라고 전했다.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