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노무현 전 대통령 모티브 영화 '변호인' 시사회
2013-11-19 조아라 기자
배우 송강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 삼아 만든 영화 '변호인'에서 열연을 펼쳤다.
송강호는 1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 보고회에서 "돌아가신 분의 삶을 모티브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과연 그분의 인생 한 단면을 누를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겁이 났다"면서 "그럼에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분이 정치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역사상 어떻게 남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80년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그분의 태도, 치열한 열정은 수십 년이 지나도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정치적 논란이나 잣대로 평가받기보다는 우리 주변 사람들을 통해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꼈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추억이 됐고 그리운 촬영 환경이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부동산 등기 대행, 세금 자문 등 돈 되는 일만 하는 속물 변호사 '송우석'을 연기했다. 체면 차리지 않고 직접 명함을 돌린 결과, 동료 변호사들에게 미움을 살 정도로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모두가 회피하는 '진우'(임시완)의 사건 변호를 자청하고 다섯 번의 공판을 이어가며 또 다른 변호인의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배경 없고 가방끈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1981년 제5공화국 초기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과 인물 모두를 영화적으로 재구성됐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그분(노무현 대통령)이 모티브를 준 것은 사실이다. 80년대는 정보화와 민주화 등을 동시에 이룩한 시기다. 그만큼 치열하고 밀도가 높았던 시대다. 보통의 각오로 살기에는 힘들었던 시대의 흐름에서 상식을 지키고 열심히 살아온 분이다. 영화 구조와 사실관계는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 경감이자 송우석 변호사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차동영'을 연기한 곽도원(39)도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역사적인 사실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존했던 인물에 대한 연구를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했다. 긴장감을 갖고 영화의 어두운 부분을 사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집중했다. 특히 임시완을 일주일 동안 고문하는 장면을 찍는 일주일은 너무 힘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