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권노갑-YS 김덕룡 제3지대 신당 창당 실체
안철수-손학규 참여 여부 최대 관심사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신당 창당과 맞물려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 주역은 비박계와 비노 인사들이 참여해 신당 창당을 예고하고 있다. 핵심 인사들을 보면 합리적 중도 세력으로 반박근혜 인사들과 반노무현 세력에 과거 민주화 세력이었던 YS+DJ세력까지 아우르고 있다. 특히 제3지대 신당이 친안철수 친손학규 멤버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두 인사의 참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나아가 이번 신당 창당 움직임이 ‘6인회’ 즉, 여야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안철수 신당 창당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제3지대 ‘빅텐트론’ 주장과 맞물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실체를 알아봤다.
11월초 국회서 창당 기자회견 17일 발기인대회
‘보이지 않는 손’ 6인회 멤버 김성식 전의원 주목
‘제3지대 신당 창당’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면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 주역은 동교동계 좌장 역할을 했던 권노갑 전 의원과 상도동 김덕룡(DR) 전 의원 그리고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 심완구 전 울산시장, 문정수 전 부산시장 등이 11월 초 가칭 ‘국민동행’이라는 신당 창당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와 신영무 전 대한변협 회장, 윤장현 전 한국YMCA 이사장,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월간 사상계 대표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동행 측은 오는 11월 17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친노-민주당-친박 세력 1打3皮 전략
무엇보다 위 인사들이 과거 민주화세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측근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김덕룡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고 인명진 목사와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박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함께했지만 떨어져 나간 비박계 인사들이다.
'국민동행' 측 관계자는 특히 안철수 의원과 손학규 민주당 고문을 주목하고 있다. 이 인사는 “현재 구상 수준이지만 차기 대선을 대비해 손학규 안철수를 영입해 함께하려고 한다”면서 “과거 김윤환 전 의원이 만든 민국당이나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는 점은 바로 ‘제3지대 빅텐트론’이 현실화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국민동행’은 사실 여야 젊은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6인회’가 안철수 신당 전 가설 정당으로서 신당 창당 구상 시나리오 차원에서 논의된 적이 있다.
이 ‘빅텐트론’의 요지는 제3지대에 여야에 존재하는 친안철수 인사들과 시민사회 세력이 가설 정당을 만들어 선별적으로 친노 인사들의 입당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안철수 신당을 창당하기 전 단계로 안철수 새정치에 동감하는 제 세력이 모여 당을 만든 이후 2차로 신당 창당을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민주당 내 친노세력에 대한 고사 작전인데다 여당 내 반박 내지 비박계 인사들을 규합해 원내교섭단체도 만들고 명실상부한 차기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가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나 손학규 고문이 참여할 경우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민동행’측 핵심 인사인 김덕룡 전 의원이 참여하면서 안철수 캠프 선대위 본부장을 맡은 김성식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9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경선 당시 김덕룡 후보 캠프에 몸담았고 한때는 김덕룡 부총재 비서실 차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는 등 DR계에 속했다. 또한 손학규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맡아 손 고문과도 친분이 두텁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전 의원은 ‘6인회’ 멤버로 새누리당 정태근 전 의원과 함께 민주당 김부겸, 조정식 전현직 의원 그리고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함께 ‘제3지대 신당 창당론’을 구상한 핵심 인사로 지목되고 있다. 만약 김 전 의원이 ‘국민동행’측과 함께할 경우 사실상 안 의원과 손 고문의 암묵적 동의를 받고 참여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성식 전 의원이 쉽게 움직일 사람은 아니다”며 “거꾸로 6인회 멤버의 이런 움직을 예의주시한 DR이 먼저 선수를 치고 신당창당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관측했다.
안철수.손학규 러브콜? “아직은...” 관망
또한 참여하는 면면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구시대적 인사가 다수 참석하고 있다는 점 역시 외연 확대나 대권주자가 참여하기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는 지적이다. 권노갑 전 고문이나 정대철 전 의원, 김덕룡 전 의원이 정치사에 상징성은 있지만 여야에서 ‘비주류’ 세력인데다 고령이라는 점이 다소 거슬린다. 또한 박세일 교수의 경우 한때 ‘국민생각’이라는 신당 창당을 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 김윤환 전 고문의 제2의 민국당이나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당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결국 핵심은 안철수 세력과 손학규 세력이 이번 신당 창당 움직임에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단 두 세력은 기본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진영이 그나마 손 고문 측보다 더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월 창준위와 1~2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삼고 있는 안철수 진영이지만 덕망 있는 인사들이 모이질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신당 창당이 지지부진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3지대 신당과 함께 몸집을 불리고 다시 민주당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연대나 연합을 한다면 상당히 유리한 입지에서 협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친노 세력과 결별할 수 있고 나아가 여당 내 반박근혜세력까지 참여할 경우 친노 고사작전과 민주당 고사작전에 적전 분열까지 1타3피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를 표방한 안 의원으로서 과거 인물들과 손을 잡을 경우 국민에게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가 양날의 칼이다. 반면 손 고문의 경우는 안 의원 진영보다는 느긋한 편이다. 안철수 신당이 탄력을 받지 못하거나 국민동행이 지지부진할 경우 민주당과 안철수 간 가교 역할을 통해 몸값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신당 창당이 가속도가 붙어 20석 이상 원내교섭단체가 꾸려지고 정치권에 바람을 일으킬 경우 그때 참여해 안 의원과 함께 차기 대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김덕룡, 권노갑 등 국민동행은 손 고문보다는 안 의원을 겨냥한 신당 창당인 셈이다. 이제 공은 던져졌고 안 의원이 ‘받을지 말지’ 선택만 남았다. 물론 그의 선택에 따라 향후 정치인생에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높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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