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두산 반전드라마 돌풍…삼성 KS 3연패 제동

“고객님 4위 곰의 기선 제압에 당황하셨어요~?”

2013-10-28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프로야구 통산 4위인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미러클 반전드라마를 새로 쓰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된 두산 뚝심은 KS 우승 확률 80%까지 이어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일치감치 정규 리그 1위에 올라 긴 휴식을 취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두산은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투타 조화를 내세워 7-2로 첫승을 신고했다. 이로써 열세를 보였던 삼성에 대해 KS 1차전을 잡으며 단숨에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또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온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반전드라마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노경은은 6⅓이닝 4피안타(1피 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삼성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말 박석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출발했지만 140km에 육박하는 포크볼로 결정적 순간마다 삼진을 잡아내거나 병살타를 유도했다. 또 8차례 풀카운트 승부에서 5번 이겨내며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또 그간 잠잠했던 두산 타선이 폭발하면서 반전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두산은 1회부터 삼성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 곧바로 추격해 3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최재훈과 손시헌이 각각 타점을 올리는 등 하위 타선이 살아났다.

5회에는 1사 후 김현수가 솔로포를 터뜨린 후 또 다시 방망이가 달아올랐다. 최준석과 홍성흔이 연속 안타를, 상대 투수의 폭투가 잇따랐고 이원석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리면서 2점을 추가했다. 또 6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온 손시헌이 포스트시즌 개인 첫 홈런을 터뜨렸다.

반면 삼성은 무너진 마운드와 타선이 침묵하면서 1차전을 내줘야 했다.

선발 윤성환은 4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6실점을 내줬다. 타선 역시 1회말 박석민의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5회말에는 선두 타자 김태완이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대타 진갑용이 병살타를 쳐 흐름을 끊었고 7회말 채태인과 이승엽의 연속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김태완이 병살타를 치며 공격을 살리지 못했다.

삼성은 9회말 1점을 만회했지만 두산의 실책이 끼어 있었고 적시타가 아닌 이지영의 내야땅볼에 의한 타점이어서 씁쓸함을 남겼다.

결국 두산은 여유 있게 1승을 거두면서 투수 운용에 큰 힘을 얻게 됐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펜진을 최대한 비축하게 됐다. 또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스럽게 공을 던져주고 있는 홍상삼과 데릭 핸킨스를 아낄 수 있었다. 여기에 노경은이 거둔 귀중한 1승으로 니퍼트와 유희관 카드로 승부를 볼 수 있게 됐다. 니퍼트와 유희관은 각각 올해 삼성과의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의 짠물 투구로 선전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은 2차전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2차전까지 내줄 경우 두산 쪽으로 기울게 돼 3연패 달성이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삼성 선발 중 가장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밴덴헐크가 선발로 나선다. 밴덴헐크는 올 시즌 두산전에 한 번 나와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6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또 1차전에서 중심 타선이 예열을 마쳐 4번 타자인 최형우의 컨디션이 살아날 경우 반격을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21일을 쉰 삼성 타자들이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로야구 역사상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먼저 거둔 팀은 80% 확률로 우승을 거머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이 1차전을 가져감으로써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두산의 경우 역대 3차례 우승에서 한 번도 첫 경기를 우승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두산이 올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삼성 역시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 패한 뒤 단 한 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