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황제 송대관 부부 사기사건 ‘풀스토리’
공연장·찜질방·호텔…개발 불능 ‘빚의 늪으로’
남편 이름 거론하며 모집
한때 ‘땅 부자가 최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송씨 부부는 과거와 같은 부동산 시장에서의 영광을 누려 보지도 못한 채 수억 원대의 빚만 졌다. 게다가 당대 최고의 트로트 가수로 불리는 송씨가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자체만으로도 팬들이 큰 충격에 빠져 송씨의 방송 복귀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논란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씨의 부인 이씨가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의 토지에 투자자를 모집하면서부터다.
이 씨는 매입한 토지 일대에 송대관 공연장과 호텔, 찜질방 등을 지을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또 유명인 이름을 거론하며 광고모델로 나설 것이고, 이 일대가 개발되면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이씨는 일부 투자자에게 남편 송씨가 당시 정권 관계자와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연예계 내에서의 그의 입지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송씨는 부인의 사업 추진을 위해 저축은행에서 10억 원을 대출받았고, 대출 보증을 섰다.
그러나 이 땅 근처에는 공군 미사일 사격장이 있었고, 130억여 원의 근저당 설정까지 돼 있어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더욱이 소유권 이전 없이 개발사업 인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씨가 구입한 땅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60억 원대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는 “소유권 이전을 사업 초기에 실행했거나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라도 밟았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알고 속였나” “정말 몰랐나” 의견 분분
박지원 압력설…정치권 인맥 활용 하기도
이 와중에 양씨가 입금한 분양대금 중 일부가 카지노 업체에서 발견돼 이들이 토지개발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분양대금을 사용했다는 정황까지 나왔다. 이씨는 2009년 마카오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결국 양씨 부부는 지난 4월 이씨를 상대로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토지를 개발해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투자금을 받은 뒤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투자금을 돌려주지도 않는다”며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양씨는 “비행기 값만 1억 원이 넘게 들었는데 2억 원가량만 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송씨 부부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한국자산신탁을 통해 투자금을 입금한 1억9500만 원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상대 측에서 수령하기를 거부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후 검찰이 송씨 부부를 대상으로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으나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법 오성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피의자가 피해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부동산투자 사업 전문가들은 “송씨 부부의 계획대로 송대관 공연장과 찜질방, 호텔 등이 원활하게 지어지고, 투자사업이 승승장구했다면 주변의 상권이 활성화돼 경제적인 효과가 컸을 것인데 안타깝다”며 “무턱대고 부동산투자 사업이 성공한다는 낙관적인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놔 이번 소송의 씁쓸함을 전한다. 현재 송씨 부부의 자택은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까지 부쳐지기도 했으며 “가수 활동을 하면서 빚을 갚겠다”며 법원에 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