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MLB 한국선수 성적표 대공개

류·추 도랑치고 가재잡고 승승장구

2013-10-07     김종현 기자

추신수·류현진 포스트시즌 한국인 선수기록 대거 갈아치워
임창용 MLB 승격 꿈 이뤄2014년 이대호까지 MLB 노크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달 30일 미국 메이저리그 정규리그가 마무리됐다. 올 시즌 신시내티에서 맹타를 휘두른 추신수를 비롯해 데뷔 첫해 포스트시즌 3선발의 영예를 안은 류현진(LA 다저스), 뱀직구의 부활을 예고했던 임창용(시카고 컵스)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2013 시즌을 결산해 본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추추트레인추신수는 지난 2(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몸에 맞는 공 1개를 얻어내고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다만 팀이 피츠버그에 2-6으로 패하면서 추신수 역시 올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첫 홈런의 영예를 안는 등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선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포스트시즌을 밟았고 첫 출루와 첫 득점, 첫 홈런까지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경기 후 추신수는 올해는 1번 타자로서 의미 있는 한 해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패해 아쉽다내년에는 준비를 더 많이 해서 다시 월드시리즈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
몸값도 홈런

추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의 몸값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 시즌 통산 세 번째 ‘20(홈런)-20(도루)’을 달성한 바 있어 미국 FA시장에서 대어로 평가된다. 또 이번 시즌 신시내티의 1번 타자로 팀의 공격을 이끌면서 기록뿐만 아니라 팀 공헌도에서도 일등공신임을 증명하면서 추신수의 가치는 엄청나게 치솟은 상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추신수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1번 타자와 중견수 수비까지 가능한 추신수의 몸값을 1억 달러(1075억 원) 이상으로 보는 것도 설득력 없는 주장이 아니다라며 추신수는 향후 4년간 5600만 달러(602억 원)의 가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재계약한 우익수 헌터 펜스가 5년간 90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추신수는 정규시즌 성적에서도 펜스를 앞섰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활약까지 더할 경우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뉴욕 메츠가 1번 타자 추신수에게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마이클 번(클리블랜드) 이상의 계약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번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클리블랜드와 4년간 48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MLB 주위에서는 메츠의 반응이 FA시장이 열리기 전 기선을 제압하려는 언론 플레이의 일환이라고 치부하는 분위기다. 현지 전문가들은 추신수의 몸값 총액이 1억 달러를 어렵지 않게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메츠를 비롯해 신시내티, 시카고 컵스 등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발 확정 가을야구
호투 기대

MLB에 진출한 첫해에 14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류현진은 LA다저스 포스트시즌 3선발 투수자리를 꿰차면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서게 됐다.

앞서 돈 매팅리 감독은 다저스가 자랑하는 원투 펀치클레이트 커쇼와 잭 그레인키를 일찌감치 1, 2선발로 낙점했지만 3, 4선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왔다. 더욱이 3선발을 놓고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과 리키 놀라스코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었다. 올 시즌 다저스로 이적한 놀라스코는 83패 평균자책점 3.25로 주목을 받으며 3선발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부진을 겪으면서 결국 류현진에게 3선발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오는 7일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하게 됐다. 맞대결을 펼칠 애틀랜타의 선발 투수는 홀리오 테헤란으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LA 다저스는 1,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고 3차전을 홈구장에서 치르게 돼 홈구장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였던 류현진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의 경우 원정경기에서 3.69인 반면 홈경기에서는 2.32로 더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애틀랜타를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3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린 부분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하고 있다.

이미 류현진은 정규시즌을 14승으로 마무리하며 아시아선수 최다승 공동 1, 다저스 신인투수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코리안 몬스터의 괴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회 징크스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꾸준한 실력을 발휘해 온 만큼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매팅리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루키지만 사실은 프로무대에서 엄청나게 많은 활약을 한 선수다. 단지 여기(메이저리그)가 아니었을 뿐 그는 중고신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류현진과 푸이그에 대해 이들 두 신인이 잘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들의 활약을 고대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뱀직구 부활, 절반의 성공

늦깎이 루키였던 임창용은 올 시즌 승승장구했던 추신수, 류현진과 달리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며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성적 자체를 논하기보다 그가 MLB 무대에 데뷔한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재활과 마이너리그를 통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던 그의 노력이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뤄내면서 임창용은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임창용의 올 시즌 성적은 6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다만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는 점에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총 123개의 공을 던졌다. 그 중 스트라이크는 65개로 비율이 50%를 조금 넘는 데 그쳤다. 또 우타자를 상대로 과감한 몸쪽 승부가 이뤄지지 않았고 변화구 제구에도 곤란을 겪었다. 결국 제구력을 착실히 극복해 낸다면 2014년 시즌에는 더욱 확고한 불펜요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고 있는 거포 이대호가 최근 스포츠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대호의 MLB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라스는 과거 코리안특급 박찬호에게 대박 계약을 성사시켜준 바 있고 현재 류현진, 추신수와도 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오릭스 측은 이대호와의 2년 계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면서 대폭 인상된 연봉으로 이대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한 스포츠전문지는 이대호가 지인들에게 더 큰 무대에 대한 꿈이 있다고 말했다MLB진출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이대호의 진출이 현실화 될 경우 2014MLB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