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김훈의 '화장' 영화화…안성기 주연 맡아

2013-10-04     조아라 기자

임권택(77) 감독이 102번째 영화로 작가 김훈(65)의 소설 '화장'을 택했다. 

소설 '화장'은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되며 문학성을 인정 받은 작품이다.
 
임 감독은 4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평소 김훈 선생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다. '칼의 노래'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화장'이라는 작품을 보게 됐다. 김훈 선생 작품의 문장이 주는 엄청난 힘, 박진감을 영상으로 담아내면 굉장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과 영화, 매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소설의 힘이나 박진감, 심리적 묘사 등을 영화로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남자 주인공이 젊은 여자를 향한 마음의 상을 잘 따라가면 가능할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영화의 면모나 형식이 아닌 다른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주인공 오 상무는 배우 안성기(61)가 맡았다.
 
안성기는 이 영화로 임 감독과 11년 만에 재회한다. 1981년 '만다라'를 비롯해 '안개마을'(1983) '태백산맥'(1994) '축제'(1996) '취화선'(2002) 등의 영화를 함께 해왔다.
 
안성기는 이날 "임 감독님과는 일곱번째 작품을 같이 한다. 감독님과 함께한 현장을 떠올려보면 행복한 느낌이 든다. 이번 102번째 작품도 함께 하게 돼 기쁘다. 김훈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영광스럽다. 이 작품이 이상문학상을 받았을 때 영화화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영화로 만들어지면 주인공을 하고 싶었다. 현실화되니 가슴이 벅차기도 한다. 또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가 김훈 역시  "우리나라 영화계의 두 거장이 만든다. 걱정 없이 잘 만들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생을 묘사하면서 생로병사는 하나의 덩어리가 돼 인간의 욕망과 구별이 안 돼 함께 굴러가는 게 삶이라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런 부분들을 눈에 보이게끔 삶을 끌어내야 하는데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웃었다.
 
'화장'은 '아내'와 '추은주' 등 주요 배역을 캐스팅한 후 12월 크랭크인한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