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식품안전불감증 여전

2013-09-30     강휘호 기자

세균검출·허위 해썹표시 등 적발…도대체 왜 이러나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롯데그룹 식품계열사 롯데푸드(대표 이영호) 제품들의 위생상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푸드는 그동안 위생상태 불량에 대한 지적을 수도 없이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롯데푸드는 해당 적발건에 대해서도 단순 실수라는 태도만 고수한 채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어 “식품안전불감증 문제는 계속 등한시하면서 걸렸을 때 사과하면 그만이냐”라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16일 해썹(HACCP,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지 않은 계란에 해썹 인증을 허위로 표시해 수집·판매하다 축산 당국에 적발됐다.

또 롯데푸드는 이미 농장에서 포장 단계까지 끝마친 계란을 납품받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계란 수집판매업으로 신고한 업체는 농장에서 수집한 계란을 자체적으로 검사-선별-포장-유통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롯데푸드가 해썹 인증절차를 지키지 않아 과징금 600만 원을 부과하게 됐다”면서 “롯데푸드는 추후에도 공공기관 입찰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푸드 측이 이의제기를 한다는 말도 있는데 대기업 계열사다 보니 이미지 타격에도 매우 신경 쓰는 눈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푸드에서 생산되는 롯데햄 야채맛소시지 일부 제품은 세균수 양성 반응을 보여 회수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실시한 검사에서 롯데햄 야채맛소시지의 세균수 검출 양성 반응이 나타남에 따라 롯데푸드가 영업자 자진회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슈퍼 등지에서는 회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구입업소를 통해 반품 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롯데푸드는 그동안 제품 위생불량으로 수차례 무너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던 형국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앞서도 롯데푸드는 롯데햄이 판매하는 ‘키스틱’에서 아질산이온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었다.

이 외에는 냉동 스파게티, 포장햄 등에서 변질된 제품들이 온라인상에 올라와 지적된 바 있다.

아울러 롯데그룹의 또 다른 식품계열사인 롯데제과의 ‘크런키’ 역시 2010년 이후 같은 품목에서 2회 이상 금속 및 벌레 등 이물질이 검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HACCP 인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문제점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푸드 제품의 제품 이상, 포장 불량, 변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날로 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롯데푸드 제품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롯데라는 브랜드에 속아 불량제품을 샀던 경험은 몇 번이나 됐지만 이제는 고치겠지 하면서 또 구입해 왔다. 하지만 더는 못 참겠다. 불매운동이라도 일어나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며 “정부기관도 얼마 되지도 않는 과징금으로 끝을 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열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변질된 제품의 사진을 올리고 “보면 볼수록 배신감만 든다. 식품 대기업이라는 곳이 대체 생산라인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식품을 변질된 상태로 유통시키는 것을 보면 콜라 먹고 응급실 갔다는 신문기사도 남일 같지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롯데푸드는 단순 실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축산당국의 과징금을 받은 계란에 대해 “해썹 인증을 받지 않은  잘못은 인정하지만 고의가 아니라 단순히 몰랐던 것이고, 이의 제기는 없을 예정”이라고 변명했다. 롯데 야채맛 소시지에 대해선 “생산라인 일부의 문제일 뿐, 문제 제품은 모두 회수했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반면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푸드가 논란이 된 제품들의 생산라인과 위생상태 점검에 대한 확실한 대책과 보장을 내놓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원성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