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작황 부진에 농가 근심 깊어져

2013-09-24     경북 김기원 기자

[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경북산 송이 작황이 극히 부진하다 못해 전멸 상태로 이어지고 있어 송이 생산 농가들의 애가 타고있다.

올여름 고온이 지속되면서 송이 생육 환경이 나빠져 포자형성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북도내 송이생산 농가들은“작황이 사상 최악”이라면서 이번 주 예고된 비가 내리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난해 40일간 113t을 생산해 123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국 최고 생산지의 입지를 굳혔던 영덕군 산림조합의 경우 23일 현재까지 위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5여t을 위판했던 포항산림 조합을 비롯한 경북도내 대부분 산림조합 역시 23일 현재 위판 실적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출하시기도 지난해의 경우 봉화는 9일, 영덕,10일, 울진, 15일, 포항 13일부터였으나 올해는 10월이 눈앞임에도 송이생산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으로 별다른른 소식이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극히 소량으로 채취되고 있는 송이가격은 추석 전에 1kg 에 상품 130만 원까지 치솟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송이 작황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올여름 폭염과 무관치 않다. 생산농민들은 “송이는 온도와 습도가 맞아야 포자가 형성되는데 올해는 8월 중순~9월 상순 사이 고온이 지속된에다 강우량이 거의 없는 등 생육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송이 작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각 산림조합과 송이농가의 주름도 깊어져 가고 있다. 포항 산림조합 관계자는“송이도 농사인데 작황부진으로 송이농가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또한 조합입장에서는 송이 위판이 진행되지 못해 위판 수수료 수익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김중윤씨 (63)는 “지난해 송이가 본격 생산되던 시기보다 13일이 지난 현재까지 송이가 출하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에 새끼 송이가 비치고 있지만 작년 작황의 3분의 1정도만 나와도 감사할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경북도내 송이 생산으로 인한 수입은 산림조합 위판액과 개인거래까지 합하면 연간 1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왔던 터여서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영덕과 울진, 봉화, 영주지역 등은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송이생산농가들은 그러나 지난 주말 내린 비에 양껏 기대를 걸고 있다. 건조하기만 했던 토양에 습기가 생기면서 송이 생산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져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송이 출하를 예상해 볼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주에 예보된 대로 비가 내린다면 더 많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고도 했다.

봉화군 관계자는“현재 강원도 양양에서 송이가 생산되기 시작했다”면서 “송이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수확이 되는 만큼 이달 말부터는 경북에도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는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이번 주 비가 내린다면 그 강우량의 가치는 송이 한 품목만 해도 수백억원을 넘는 것이 된다”며 현재로선 적정한 강우만이 송이농가들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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