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다 절벽서 추락, 휴대전화로 ‘구조 요청’

2013-09-16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100m가량 높이의 절벽에서 미끄러진 70대 남성이 절벽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구했다.
10일 오후 6시 10분쯤 사진작가 김모(70)씨는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대 뒤쪽에 있는 아치산에 올랐다. 자연 경관을 찍기 위해 산을 오르던 김씨는 촬영에 정신이 팔려 산 정상 부근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10m가량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다행히 절벽 사이에서 튀어나와 자란 가지가 무성한 나무에 걸렸다.
김씨의 발아래는 80~90m가량 되는 절벽 낭떠러지. 김씨는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다시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몇분 뒤 김씨는 휴대전화로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부산항만소방서 함영호 소방교 등 구조대원들과 영도경찰서 경찰관 등 20여명은 2시간 동안 아치산 일대를 뒤졌지만 김씨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구조대는 오후 10시 10분쯤 랜턴 불빛을 보고 소리를 치던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가 바로 옆 벼랑에서 튀어나온 폭 50㎝가량 되는 바위로 기어가 바위에 앉은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는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사진을 찍다가 홀린 듯 길도 없는 곳으로 접어들어 사고를 당했다”면서 “구해준 소방대원과 경찰에게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