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窓을 열며] 가을 편지

2013-09-09     장미향 시인

스치는 인기척에
살며시 창문 열었더니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다가와서

울긋불긋 고운 단풍
은은한 은빛 갈대
해맑은 코스모스
익어가는 과수열매들
화려하게 수놓으니

풍성하게 어우러진 들녘
바라만 봐도 풍요롭다

무더위 꾹 참고 넘어 온
고갯길 하산 길에
새벽녘 풀 섶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서늘한 기운 묻어와
뜨거웠던 열정 식혀주니

가을편지 넙죽 받은
개구쟁이 동네 꼬마
추석 빔 꿈꾸며
고추잠자리 동무삼아
온 동네 뛰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