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다 우승팀 성남 일화 안산 품으로 가나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프로축구 K리그 최다 우승(7회)을 한 ‘성남 일화 천마축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축구단은 다음시즌부터 경기도 안산시를 연고로 한 시민프로축구단 ‘안산FC(가칭)’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안산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안산시는 시민 프로축구단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성남 일화 축구단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그대로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성남 일화의 모기업인 통일그룹이 구단 운영에 손을 떼면 안산시가 주체가 되는 시민구단으로 재창단 절차를 밟게 된다.
성남 일화은 K리그 최다 우승의 빛나는 명문 클럽이지만 최근 재정난이 심각해지면서 매각이 가시화됐다. 특히 통일그룹이 지난해 9월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별세한 이후 스포츠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지원이 대폭 줄었다. 앞서 통일그룹은 충남 일화 여자 축구단을 해체했고 피스컵 축구대회를 개최했던 선문평화축구재단도 정리한 바 있다.
성남시가 지난 3월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인수를 논의했지만 지지부진하며 무산됐다. 성남시는 지난 6월 시민 구단 컨설팅 결과 재정 적자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 또 성남시가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 집행 자체가 어려웠던 점도 한 몫 했다.
반면 안산은 3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안산 와스타디움을 갖주고 있는 등 프로축구단 유치에 적극적이다. 지난해까지는 K리그 챌린지 소속 고양 Hi FC가 연고계약이 되어 있었지만 올해 고양으로 옮겼다. 이에 상무 경찰축구단 유치를 희망해 왔으나 무산됐다. 이렇게 되자 안산시는 성남을 인수해 K리그 클래식(1 부리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안익수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모두 데려가고 체계적인 유스시스템을 구축해 안산을 명문구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의 성남 인수가 확정되면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안산시 역시 메인 스폰서를 찾는 데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연간 100억 원 안팎의 운영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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