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수정구청, ‘동료사랑 청렴탁구대회’로 무더위 날려

2013-08-23     김대운 기자

[일요서울 | 수도권 김대운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냉방기 가동도 못한 채 굵은 땀을 흘려야 하는 공직자들.

앉아서 땀을 흘리느니 차라리 운동을 하면서 친목을 다져가며 즐겁게 땀을 흘리는 현장을 찾았다.

22일 을지훈련도 마감된 오후 늦은 시각 수정구청 지하 주차장 공간에 설치한 3면의 탁구대의 탁구장에서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때 아닌 함성 소리가 메아리쳤다.

수정구청 각과별 대항전으로 치러진 ‘동료사랑 청렴탁구대회’다.

무더위에 지칠만한 체력임에도 자신이 속해 있는 과의 명예를 짊어지고 출전한 동료 선수들의 힘찬 스매싱에는 힘찬 박수와 함성이, 실수로 점수를 잃어버린 동료 선수들에게는 아쉬운 탄식의 소리가 한데 어울어져 무더위를 쫒아버리는 일대 하모니로 장관을 연출했다.

출전 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거친 호흡 소리는 경쟁에서는 이겨야 한다는 혈기와 한 덩어리로 뭉쳐졌고 이는 곧 건강미 넘치는 파이팅으로 승화되는 현장이었다.

남자복식, 여자복식, 남녀혼성 복식 팀으로 구성돼 열전을 치른 이날 3종목 모두 세무과가 우승을 차지해 세무과 탁구 독과점시대를 열면서 다른 과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았다.

우승 상금은 30만 원, 준우승 상금 20만 원, 3등 상금은 10만 원으로 준우승은 건설과, 3등은 주민생활지원과가 각각 차지했다.

이어 벌어진 저녁 만찬시간.

수정구청 내 구내식당에서 열린 만찬에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함께해 을지훈련 참가 등 무더위에 지친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며 간단한 격려사와 함께 수정구청 직원들과 가족들, 성남시민들을 위하여 건배제의를 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직원들이 우승 상금이 작다고 이구동성으로 건의하자 “시장은 선출직이라 금원을 지급하게 되면 공직선거법위반이라고 조크를 던지면서 여러분의 뜻을 구청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뒤 곁에 서있던 구청장에게 “직원들의 뜻이 저러하니 상금을 상향조정해 줄 수 없겠냐”고 건의성 요청을 했고 구청장으로부터 상금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당초 우승상금은 10만 원, 준우승은 8만 원, 3등은 5만 원으로 상금 총액이 23만 원이었으나 상금 총액이 60만 원으로 대폭 상향조정되면서 3종목 모두 석권한 세무과는 지방세 징수 세무과 답게 엄청난 부가가치를 수익으로 창출하게 돼 혹시 우승상금 상향조정을 크게 외치면서 시장에게 건의한 부서가 세수입 독려 등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독과점 우승팀인 세무과 직원들 아니었나하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오창선 구청장은 “자신이 성남시에 초기 근무할 때 인구가 23만 명이었으나 지금은 100만시민으로 수도권의 중추도시가 되었다”고 회고 하면서 “시가 번창하는 시기 그 자리에 내가 있었고 여러분이 함께 있었다”면서 “이제 한사람 한사람이 주인의식을 갖고 더 멋진 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직원들은 “공은 거짓말을 못한다, 청렴과 어울리는 컨셉이라고 본다, 무더운 날씨에 신체가 지는 것보다 오히려 무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적당한 운동을 택해 땀을 흘린 것이 잘 된 일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세무과 우승 비결을 묻는 질문에 모 직원은 “세무과 직원들이 우승 상금을 노리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일과 시간 이후에 강훈련에 가까울 정도로 탁구를 쳐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다른 과들이 한셑트도 못 이기고 영패를 당한 치욕은 다음 기회에 반드시 설욕을 할 것이다”고 의욕을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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