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추석물가 초비상
열흘이나 빨라진 황금연휴 업계도 소비자도 ‘분주’
추석 연휴(9월18일~20일)가 지난해에 비해 열흘 넘게 앞당겨 지면서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대형마트 등은 이미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해 소비자들의 눈길 끌기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추석 동향에 대해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쏟아지는 선물세트 공세에 무엇이 좋은 지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추석물가의 동향을 살펴보고 각종 추석이벤트를 조사해 봤다.
사과·옥돔 등 일부 제품 제외하면 모두 가격상승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예약 판매 이벤트 대거 등장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물가는 다소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물세트의 경우 롯데마트가 추석에 앞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풍작인 사과와 어획량이 증가한 옥돔을 뺀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인상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추석 대표선물 중 하나인 배는 지난 3~4월 나주·평택·성환 등 산지가 냉해피해를 입어 수확 물량이 전년대비 20% 줄어드는 바람에 가격이 평년보다 10~20%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수산물은 최근 기온 상승으로 전년대비 30% 정도 어획량이 증가한 옥돔 가격이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굴비 가격은 어획량 감소의 영향으로 5~10% 가량 상승하는 등 대부분의 수산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물 역시 5~10%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한우협회측이 제 값을 받기 위해 도축 물량을 감축하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추석물가의 상승은 선물세트의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휴 대비 기간인 8~9월 중순 전국 채소 공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강원도 고랭지가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폭염의 영향을 받아 주요 채소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 호박 등 역시 올여름 기상이변의 피해를 보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식탁 물가에는 채소비상이 걸릴 예상이다. 여기에 버섯이나 견과류, 달걀도 생산량이 줄어 추석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진데 제조업체들이 추석 전에 우유 가격 인상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여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제품의 가격도 출렁일 전망이다.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게 이득
이처럼 물가가 심상치 않자 추석 연휴 선물세트의 트렌드도 저가형 실속세트로 변하는 추세다. 실제 홈플러스가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추석선물 세트 판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 동서식품의 맥심커피세트 84호가 전체 매출 중 46.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 역시 한우, 배, 사과 등은 물론 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출시,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아울러 물가의 상승을 고려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들도 함께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강남점, 영등포점, 등 주요 점포를 통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예약 판매기간에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정상가격 대비 최대 5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예약판매는 지난해 50개 품목에서 125개 품목으로 2배 이상 크게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오는 29일까지 전 지점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진행되며 오는 30일부터는 지점별 본 매장에서 본격적인 추석 선물세트 특설매장을 구성해 본격적인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한다. 특히 예약판매 시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선물세트 별 10~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마트도 다음 달 4일까지 전국 104개 점포와 롯데마트몰에서 추석 대표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1차로 사전 예약 판매하는 품목은 한우, 배, 굴비 등 신선식품 15종, 커피, 햄, 포도씨유 등 가공식품 29종, 샴푸, 치약 등 일상용품 14종 등 60종에 롯데마트몰 전용 상품 6종을 추가해 총 66종이다. 또 할인 및 마일리지 적립 등 사전 예약 프로모션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사전예약 품목은 상품에 따라 롯데, 신한, KB국민, 삼성, 하나SK, 외환카드로 예약 구매시, 최대 30% 할인하며, 해당 품목에 한해 특정 개수 구매 시에 한 세트를 더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외 홈플러스는 다음 달 4일까지 전국 136개 점포 및 익스프레스, 인터넷쇼핑몰에서 추석 대표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홈플러스 역시 사전예약 일부품목에 한해서만 30% 할인이라는 혜택을 제공해 업계의 대세를 반영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절을 코앞에 두고 급하게 구매하는 것보다 미리 준비할 때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특히 예약판매기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오를 대로 오른 물가에 잘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앞으로 남은 태풍과 같은 변수도 사전예약제를 활용해 피해갈 수 있다”며 “유통업계는 현재 수목금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예년보다 많은 사전예약을 실시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 시기가 추석을 대비하는 최적기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