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직구 임창용 빅리그 승격 눈앞…제3의 전성기 예고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틀A 아이오와 커브스 소속인 임창용(37)이 빅리그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제3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 솔트레이크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로써 그는 트리플A 2경기 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경기력을 바짝 끌어올렸다.
이날 임창용은 패스트볼 최고의 구속이 무려 95마일(약 153km)까지 나와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7회 첫 타자 맷 롱을 상대로 던진 3구째 패스트볼이 95마일이었고 롱은 가운데 들어온 패스트볼을 헛 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임창용은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하는 자신의 스타일을 어김없이 구사했다. 모두 22개의 공을 던진 임창용은 거의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수를 던졌다. 트리플A 타자들은 임창용의 공을 파울로 커트해도 장타를 만들지 못했다.
아담 로만인의 안타도 약간 빗 맞은 것으로 임창용의 구위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이대로라면 8월 초에는 메이저리그 승격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임창용은 지난 6월 25일 애리조나 루키리그를 통해 미국 첫 무대를 밟았다. 루키리그 5경기에 등판한 그는 5이닝 2실점 4탈삼진으로 3.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15일부터 데이토나 커브스 소속으로 싱글A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1실점 6탈삼진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25일에는 더블A 테네시 스모키스에서 한경기를 치르고 나흘 뒤 29일 트리플A 아이오와 커브스로 초고속 승격했다.
특히 임창용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에는 80마일대로 구속이 하락했지만 컵스의 재활시스템을 거쳐 최고 95마일대의 패스트볼 구속을 회복하면서 빅리그 데뷔를 눈앞에 두게 됐다.
앞서 임창용은 지난 2월 애리조나주 메사 재활캠프에서 “오직 한 길이다. 직구로 승부한다. 지금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타자와 승부해보고 안 되면 변화를 주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없다. 직접 상대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내 스타일대로 승부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더스포츠뱅크는 임창용에 대해 “컵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선수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 등 현지 언론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임창용이 8월 중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다면 시카고는 8월에 LA다저스와 7경기를 앞두고 있어 류현진과의 대결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임창용은 2005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치는 아픔을 겪었지만 2008년 일본 진출 이후 150km 이상 강속구를 되찾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009년에는 160km 강속구를 두 번 뿌리며 열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7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일본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서 미국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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