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양 이광종호…개인보다 위대했던 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하나로 똘똘 뭉친 조직력과 힘으로 세계무대를 들썩였던 이광종호가 지난 9일 귀국하면서 축구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특출난 스타 없이도 뛰어난 팀워크를 선보여 월드컵대표팀에 경종을 울렸다.
이광종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지난 8일 2013 국제축구연맹(FIFA) 터키 U-20 월드컵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패배로 큰 본보기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광종호는 스타가 없어서 오히려 더 주목을 받았다. 팀을 이끄는 한명의 힘이 아닌 11명이 똘똘 뭉쳐 우승후보 포르투칼, 콜롬비아와 대등한 경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의 팀워크는 귀국장에서도 빛났다. 이 감독은 “우리는 21명의 선수가 터키로 갔다. 잘하는 선수와 후보는 있었지만 그 차이는 종이 한 장일 뿐이다”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고 주문한 대로 해줘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장 이창근(부산)은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다 울었다”고 말했다. 또 1·2차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후 부상으로 16강전과 8강전에 함께 하지 못한 류승우(중앙대)는 “다치고 걷지도 못했다. 선수들이 너무 잘 챙겨줬다. 팀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연장전을 두 차례나 치르면서 쥐나고 쓰러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8강전 연장 후반 교체투입 돼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정현철(동국대)은 “벤치에서도 한마음이 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연장전에 돌입하면 힘든 선수들에게 마사지 한번이라도 더 해주려고 뛰었다”고 전해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를 다시 한 번 확인 시켰다.
귀국 기자회견을 끝내고 해단하는 과정에서도 이 감독은 선수들을 일일이 포옹하며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이광종호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압박과 역습, 빠른 공격력을 선보여 희미하기만 했던 홍명보 감독이 제시한 ‘한국형 축구’의 이미지를 구체화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그간 한국 축구의 강점이었던 강인한 정신력을 구사해 이광종호의 어린 태극전사들이 어른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광종호는 쿠바와의 1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뒀고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는 종료직전 동점골을 허용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로 이끌어 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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