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대권출마 시나리오 베일을 벗다
도지사 불출마→10월 여의도입성→당권도전→대권
측근 나성린 “김 지사는 차기 대한민국 이끌 지도자”
김문수 “대통령, 절대권력을 가져선 안돼” 朴과 차별화
지난 8일 동국대-윈컴 정치커뮤니케이션 6주차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강연에 앞서 김 지사의 측근인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갑작스레 등장한 나 의원은 “김문수 도지사는 나와 정치적인 동지자”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 의원은 “형님으로 모시고 있고, 앞으로 김 지사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존재)자체가 서민인 저렇게 훌륭한 분이 왜 뜨질 않을까. 굉장히 좋은 자산을 갖고 있다. 3선 의원에 도지사 2번, 모든 것이 준비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나 의원은 “지난 해 당시 박근혜 후보와 당내 후보 경선에서 지고난 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됐으니 이제는 김 도지사가 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도 안 뜨고 있다. 괜히 안철수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슈되고...”라며 “안철수와 김 도지사는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좌파도 해보고, 노동운동도 했고, 저런 분이 안 계신다”며 극찬했다. 끝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 이념과 정책을 김 지사는 머릿속에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바란다”며 인사를 마쳤다.
“김 지사, 좌파도 해보고 노동운동도 했다”
이날 김 지사 강연의 주제는 ‘지방자치시대 리더십’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역정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1970년부터 노동운동 하다 1994년 YS 문민정부에 발탁, 여당으로는 어려운 부천지역에서 15~17대 국회의원 역임했다. 17대에 천막당사 공식 위원장을 맡아 당시 한나라당을 재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민선4기 경기도지사 당선 후 재선을 거쳐 2017년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리얼미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6.5%의 지지를 얻어 정몽준 의원(4.5%)과 홍준표 경남도지사(3.2%)를 크게 앞선바 있다.
김 지사는 “작년 박 대통령과 후보경선에서 격차가 많이 났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도정 운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했던 것은 권력이 중앙정부와 대통령 개인에 집중되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지방자치는 2할 수준으로 8할이 중앙 정부에 몰려있는 불균형 상태다. 독일은 7할, 일본 5할, 미국 6할, 공산 국가인 중국도 거의 6할”이라며 “지방자치를 4할까지 늘리고, 장관이나 총리 등 내각각료의 임기를 보장해 그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권력 분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방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행복해져야 중앙도 행복해지고 나라 전체가 행복해진다”며 실제 자신이 경기도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행복국가’ 슬로건은 좋다”고 평하면서도 “국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도 행복해야 한다. 둘 다 행복하려면 분권해야 한다”며 “모든 권한이 중앙에 집중되거나 대통령이 절대 권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과거 대통령 중 말년에 행복한 사람이 없었다. 대통령 주변인들이 대통령을 빙자해 권력을 전횡하고, 그 부작용은 다 대통령 책임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지사는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에 적극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시 도 의원, 시장 군수는 국회의원의 ‘밥’이다. 국회의원의 말을 듣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인기가 올라가면 바로 자른다. 자신의 도전자이기 때문이다. 위만 바라보고 눈치 보는 꽃보다 야생화에 지나지 않더라도 뿌리가 대지에 박혀 있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도 좋다”며 “국회의원만 바라보는 정치권 인물보다 오히려 지방에 뿌리를 둔 토호가 지역사회에 더 바람직 할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현재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는 국가와 정부가 해소해야 한다. 대기업 때리기를 통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가가 세금을 올려야 한다. 지금 세금 안올리고 양극화를 해소한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정원을 정치와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편 수강생 박모씨(48)의 “역대 대통령은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사람으로 뽑았다. 김 지사를 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로 보고 있는데, 다음 대선에 계획한 슬로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가르쳐달라. 통일강국, 경제 살리기 등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기본 생각은 국가가 강하기보다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수강생 김모씨(42)는 “북핵,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지사의 생각”이 뭐냐는 질문에 “북한은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불안감을 완화시키고 개혁 개방의 길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국방안보를 위해 한미 동맹을 반드시 가져가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교류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수강생 박모씨(44)는 “국정원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견”에 대한 질문에 “국정원은 대공정보 업무를 하지만 선거개입은 안된다”며 “국정원 업무를 대공, 대테러에 한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문제는 국정원이 정권 바뀔 때마다 정치 바람을 탔었다. 정치적으로 이리 꺾이고 저리 꺾이고 했다. 따라서 정보기관은 정치와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 그래서 정치개입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여권에선 김 지사의 차기 대권 출마 시나리오관련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지사가 사실상 대권 출마를 선언한 이상 10월 재보선 경기지역 출마에 따른 당 조기 복귀 후 내년 2월에 치러질 전당대회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청 공보팀장은 7월 12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10월 재보선에 김 지사님은 출마 안 한다”고 못 박았다. 지방선거 출마 여부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지방선거)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예의라고 말씀하셨다”며 “3선 출마여부는 11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무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지사님이 직접 공식적으로 말씀하기 전에는 알아도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정치적 꿈을 접지 않으시면 불출마 선언 후 당으로 복귀하실 것”이라며 당권 도전설은 부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