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세섭 이사장
“전통문화 콘텐츠로 새로운 한류시대 선도해갈 것”
2013-07-15 조아라 기자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전통과 현대문화를 굳이 이분법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을까요? 전통문화도 가깝게는 선배들이, 멀게는 조상들이 누렸던 문화입니다. 현대인들과도 호흡하는 이 문화가 단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전통’이라는 글자를 붙여서 다른 취급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은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적 사고를 변화시키고 싶었다”며 운을 떼었다. 전통문화의 전승·보급·계승을 맡고 있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수장답게 그는 “우리 재단은 과거와 현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전통문화 전승 외에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 마련을 위해서다. ‘살아 숨 쉬는 고궁 만들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고궁을 활용한 이 프로젝트는 ‘수문장 교대의식’, ‘창덕궁 달빛기행’, ‘경회루 연향’, ‘덕수궁 풍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그중 고궁에서 조용히 달빛을 감상할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해마다 국·내외적으로 큰 인기다. 창덕궁과 보름달에 대한 해설을 듣고, 낮에는 출입이 어려운 후원지역도 둘러보며 전통 공연까지 관람 할 수 있어서다. 이 이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고궁이 갖는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고궁이라는 공간을 문화공간화 하는데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소리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득음’ 콘서트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득음지설’은 인간문화재인 판소리 명창들의 공연과 소설가 김홍신 교수의 재치 있는 입담과 해설을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도록 기획된 공연이다. 토크 콘서트 형식을 차용한 이 공연은 수궁가·흥보가·심청가·춘향가·적벽가 등 주요 판소리 대목과 그 속에 숨어있는 이야깃거리를 재밌게 풀어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작년과 구성을 달리해 한국 3대 성악기인 판소리·가곡·범패를 해설과 함께 즐기며 쉴 수 있는 ‘힐링 콘서트’를 선보였다.
“전통문화는 나이든 사람들만이 즐기는 문화라는 사고를 변화시키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소리만 해도 고요하고 평온해 누구에게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좋지만 이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아쉽다고 느꼈습니다. 문화를 즐기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분들께 이런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이사장은 알려지지 않은 우리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체험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재단에서는 어린이·청소년·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집, 한국문화의 집, 인천공항 내 한국전통문화센터 등을 통해서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도 급증했다. 특히 ‘한국의 집’에서는 전통음식을 비롯해 전통공연, 전통혼례, 전통문화상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1981년 개관 이후 31년간 전통공연예술을 관람한 관광객 수만 150만 명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재단은 ‘찾아가는 문화유산 버스’를 기획해 문화 소외지역과 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 문화유산 체험과 교육,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재단의 목표는 우리 전통문화 콘텐츠가 주요 관광 자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통문화유산 상품들을 K-Heritage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통해 새로운 한류시대를 선도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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