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동반성장 모범사례 힘찬 날갯짓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정부 인증
SK그룹이 사회적 기업을 육성·지원하고자 출범시킨 '행복나래'가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연매출 1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SK는 '행복나래' 출범 이후 '행복한 학교'와 '행복한 도서관', '행복한 뉴라이프' 등의 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로 인한 수익창출, 고용확대, 지속경영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SK는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 확산과 육성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제안으로 시작…새로운 모델·역할 제시
대기업 자회사의 변신…비즈니스 모델 선순환 계기
SK그룹의 ‘행복나래’가 정부의 사회적 기업 인증 절차를 최종 통과하면서 법적으로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됐다.
‘행복나래’는 지난 4월 500억 원의 육성기금을 조성해 국내 최대 규모로 출범됐으며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기업 사회책임경영의 새로운 모델이다.
이들은 행복나래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자 협력업체 선정 시 상대적으로 시장 경쟁력이 낮은 중소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 현금 선결제 우선순위 시스템 등을 도입해왔다. 이들은 이같은 운영 방식을 통해 ‘사회적 기업 매출 증대-수익 창출-고용 확대-지속 경영’의 밸류 체인(Value Chain)과 사회적 기업의 선순환 구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행복나래 사업 운영 배경에 대해 대기업 MRO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던 2011년 8월 최태원 회장이 “MRO사업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달라”며 “대안으로 이익이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형태가 어떤지 검토해 보라”고 주문한 데 따랐다고 밝혔다.
당시 이 같은 결정은 대기업이 1000억 원대의 자회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여론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최 회장은 직접 행복나래를 찾아 “여러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모델로서 ‘행복나래’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최고 경영층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으며 더 큰 힘을 얻기도 했다.
500억 육성기금 조성 우수 기업 설립 및 지원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 전환 발표 직후부터 우수한 사회적 기업들을 발굴·육성해 양질의 MRO상품을 납품 받는 사회적기업간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 아울러 열악한 사회적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키 위한 실질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지난 2년간 꾸준히 노력해왔다.
일례로 방과 후 학교 모델인 ‘행복한 학교’와 ‘행복한 도서관’, ‘행복한 뉴라이프’,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SK프로보노’ 등이 대표적으로 운영돼 온 사회적 기업이다.
‘행복한 학교’는 서울·부산·대구·울산 등에서 방과 후 학교를 위탁 운영해 교육격차 해소,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고 있다. ‘행복한 도서관’은 군포시 등에서 37개 아파트 도서관을 지원했으며 7만여 권의 도서를 70개 소외지역에 기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무부와 함께 설립한 ‘행복한 뉴라이프’는 출소자의 생활고가 재범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행복한 뉴라이프’는 경기도 화성에 커피전문점 ‘행복한 커피향기’를 열고 바리스타 전문 교육을 받은 출소자들을 사회에 복귀시켰다. 또 인천지부에서 출소자를 고용해 운영하는 세탁공장 ‘행복클리닝센터’도 운영 중이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결식이웃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저소득층을 조리원과 배달원으로 채용했고, 사회적 기업에 필요한 재무·회계·법무·마케팅 등을 맞춤식 봉사로 지원하는 ‘SK프로보노’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적기업간 협력 네트워크 체제도 구축해 웹사이트 ‘세상’은 사회적기업간 소통과 정보공유를 돕고 있다. ‘세상’은 정부와 연구기관·기업·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이 사회적기업의 성장동력을 고민하는 집단지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SK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고용노동부의 최종 통과도 이러한 노력 끝에 얻게 된 ‘결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영성과·사회기여도 등 모범사례 꼽혀
특히 SK는 중소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매 우선순위를 높이는 ‘사회적 기업 및 약자기업의 우선구매 제도’를 통해 총 102개 사회적 기업 및 약자기업 협력업체의 판로개척을 도와 사회적기업의 시장을 확대했다. 또 일반 기업체보다 18일 먼저 현금으로 선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 우선 구매액’도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141억 원을 매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MRO사업체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가능하겠느냐”는 주위의 시선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적극인 지지 등 최고 경영층의 전폭적인 관심이 모아지면서 힘을 얻게 됐다.
최 회장은 이밖에도 MRO사업의 사회적 기업 전환에 대해 “기업차원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앞서 대응하기 위해 내린 결단으로 사회적 기업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업가적 문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 측은 앞으로 행복나래를 고령자, 한 부모 가정, 새터민, 저소득층 등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인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채용인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행복나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사회적 기업 플랫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중소기업간의 상생 구조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부터 사회적 기업 활동이 시작돼 전체고용의 5%, GDP의 1%를 사회적 기업이 기여하고 있다”며 “행복나래가 사회적 기업으로 규모 면에서 뿐만 아니라 혁신적 경영성과와 사회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