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찹쌀떡 두고 “갑의 횡포” vs “을의 거짓”

대웅홀딩스 “인수 검토한 적 없고 컨설팅만 했다”

2013-07-08     박시은 기자

이찌고야-대웅홀딩스 법정 싸움 초읽기

이해관계 얽히고 설켜…이찌고야 경영 불투명 우려

과일찹쌀떡으로 유명세를 떨친 ‘이찌고야’가 내부분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함께 하기로 했던 젊은 두 사업가의 갈등이 깊어져 법정 싸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김민수 씨는 [일요서울]과의 만남에서 “개발한 아이템과 투자금 모두를 빼았겼다”고 말한 반면 동업자 안홍성씨와 대웅홀딩스는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이번 상품특허 등록 관련 사항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찌고야’는 SBS의 한 프로에 소개되면서부터 줄을 서야 제품을 사먹을 수 있을 정도의 대박이 났다. 이 방송에서 ‘과일찹쌀떡의 달인’으로 소개된 청년 김민수씨는 ‘을’인 자신 몰래 동업자 안홍성씨가 대웅홀딩스 측과 체인사업을 준비했으며, 공증계약서를 쓰기 전부터 자신의 아이템으로 특허등록과 상품등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반박하고 나선 안홍성씨는 이미 3년 전부터 ‘이찌고야’ 사업을 준비해왔고 ‘별별스낵’이란 이름으로 분식집을 운영하면서 ‘과일찹쌀떡’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민수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4월 김씨가 가게로 찾아와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고, 가게에서 근무 중이던 할머니와 함께 직접 핵심 기술을 가르쳤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그는 김씨가 과일찹쌀떡을 개발했다는 주장에 대해 과일찹쌀떡은 이미 홍대의 한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었고, 김씨가 “레시피를 뺏어오겠다”고 말했다며 김씨의 주장을 전면으로 부정했다.

대웅홀딩스는 현재 ‘박 회장’이란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모 회장의 후배가 대표 이사로 있는 중소기업일 뿐이라고 말했다. 알려진 바와 다르게 박씨는 그 어떤 곳에서도 ‘회장’직과 관계없는 사람이고 자신의 친구로서 이 일을 중재해주기 위해 개입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민수씨는 안씨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경험을 쌓기 위해 비슷한 아이템으로 장사중이였던 안씨를 찾아간 것이고, 이 모든 사실을 처음부터 다 밝혔다”며 “무상으로 일을 하면서 2년 간 공부한 자료와 기술들을 공유한건 나다”고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자신에게 가게를 ‘인수’할 것을 권유하다 ‘동업’으로 말을 바꿔 자신을 설득했고, 이들은 지난달 3일 공증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찌고야’라는 점포를 오픈했다.

하지만 안씨는 계약서를 쓰기로 한 날보다 앞선 지난달 1일 김씨의 동의 없이 상품 특허신청, 간판상호출원신청을 했다. 더욱이 ‘이찌고야’ 브랜드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대웅홀딩스, IT기업 (주)스마트&소셜 이찬진 대표와 펀딩 전문기업인 박모 회장도 연계해 진행된 상태였다. 

프랜차이즈 진행하던 회장 동전던지기 권유 

안씨가 언급한 할머니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해주던 분이고, 홍대 카페 사장은 자신의 지인이라며 서로 제품과 가게 오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문자를 증거로 보여주기도 했다. 또 박모 회장의 명함을 통해 현재 그가 (주)에스큐홀딩스, 트위터kr, (주)드림위즈, (주)터치커넥트, 펀듀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이 모든 내용들을 방송 촬영 당일 박모 회장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모 회장은 촬영 당일 조폭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과 찾아와 촬영을 방해했고, 자신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안되는 이유로 “체인사업을 할 (안)홍성이가 아닌 네가 방송에 나가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체인 사업에 참여시켜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이를 거절하며 자신의 지분이 투자된 명동점만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32년 평생을 모아온 전 재산을 ‘동전 던지기’로 결정하자는 박모 회장의 말에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대응하자 “너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지만 나는 변호사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다. 내가 너 3년 동안 재판에 끌려 다니면서 망가뜨려줄게”라고 협박조의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우리 형님이 어디 지검 부장판사다. 너와 내가 싸움이 될 것 같냐?”고 말한 녹취록을 별도 보관하고 있음도 밝혔다.

그는 대웅홀딩스는 박모 회장이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들 중 ‘하나’일 뿐이고 실제적인 움직임은 박모 회장을 배경으로 한 안씨가 나서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모 회장은 “친구를 위해 조력자 역할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안씨 또한 마찬가지로 대답했으며 “형으로서 김씨에게 조언을 한 것이지 협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씨는 안씨가 자신을 내쫓기 위해 가게 열쇠를 바꿨으며 떡집 사장으로부터 “안씨가 공급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한 녹취파일이 있다고 밝혔다. 또 떡집 사장과 안씨의 관계가 ‘친척관계’인 것도 알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안씨는 “성씨도 다를뿐더러 우리 가족들 중에 떡집 사장과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며 “이것이 거짓말이라면 내 얘기는 전부 다 거짓말이 되는 것이다”고 반박해 두 사람의 주장이 판이하게 달랐다.

현재 안씨와 김씨가 체결한 계약서 안에는 지분에 대한 안전조치를 갑이 취할 수 있는 전제 하에 부동산임대차 계약의 명의를 ‘을’로 할 것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김씨는 지금까지도 명의 변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의 이름이 ‘별별스낵’으로 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씨가 이상할 만큼 강력하게 ‘이찌고야’를 주장했고 안씨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었기 때문에 ‘별별스낵’이든 ‘이찌고야’든 계약서상의 이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또 다른 투자자 이모씨가 자신을 찾아와 분쟁이 해결될 때 까지 안씨와 자신 모두 가게를 운영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갔다. 그런데 이틀 뒤 안씨는 직원을 고용해 장사를 시작했고 답답한 마음에 SNS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금이라도 돌려줬다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며칠 전 까지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집 앞 까지 찾아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 조차 무섭다”고 말했다.

현재 안씨는 “김씨의 허위사실 유포로 큰 피해를 봤고, 법적 절차를 통해 모든 금전적 관계를 정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갑의 횡포’ 당사자로 지목된 대웅홀딩스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찌고야’ 브랜드와 업무 관련 컨설팅 계약만을 체결했지 인수 또는 합병 계획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글만을 올린 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항 조사에 들어간 특허청은 “특허출원의 상표가 모방돼 등록한 것으로 확인 될 경우 상표법 상 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