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있어! 쪼그라진 한국 부호들

2005-03-24      
한국 최고의 갑부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49억달러(약 5조원)으로 나타났다. 세계랭킹에서는 불과 122위였다. 한국 재벌로는 이 회장에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17억달러(387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437위(15억달러)였다. 10억달러 이상의 부를 가진 세계 갑부 691명 중 한국의 재벌은 불과 3명. 2003년까지 부호의 대열에 올랐던 최태원 SK그룹 일가는 아예 대열에서 제외되었다. 최 회장 등극 이후 극심하게 부침을 거듭한 SK그룹의 계열사 주가 때문인 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주가 1,000포인트 시대임에도 포브스의 부호 순위에서 한국 재벌이 적은 숫자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천양지차이다.

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인 일본은 24명, 인도는 12명, 대만은 7명, 말레이시아는 6명, 싱가포르는 4명, 호주는 6명이 들었다. 심지어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스위스, 스웨덴 등도 한국보다 숫자가 많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정부가 실시한 강력한 기업구조조정 정책 ▲한국 부자들의 재산 은닉 가능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페섹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정부의 강력한 기업구조조정 정책을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후 한국 재벌들이 자산 매각과 부채 축소에 매달리는 바람에 순위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두 번째 이유는 좀더 관심을 끈다. 그는 한국 부자들의 재산 은닉 노력을 포브스가 잘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