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여성 리턴십’ 프로그램 가동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5년간 5000명 도울 것”
CJ그룹(회장 이재현)이 향후 5년간 5000개의 여성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여성 리턴십(직장복귀)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출산ㆍ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중심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십수 년째 제자리인 여성고용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CJ그룹은 경력단절 여성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기 위한 맞춤형 인턴 제도인 여성 리턴십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리턴십에 참여하는 여성인력들은 △식품 신제품 개발(CJ제일제당) △패션제품 체험 컨설턴트(CJ오쇼핑) △문화 콘텐츠 기획(CJE&M) △웹/모바일 디자인 및 웹사이트 운영지원(CJ헬로비전, CJCGV) △매장운영(CJ올리브영) 등 CJ그룹 내 11개 주요 계열사 총 32개 직무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또 인턴 기간 중 평가결과가 우수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수료자는 CJ에 정식 취업해 직장복귀를 완료하게 된다.
우선 여성 리턴십 프로그램의 첫걸음으로 150명 규모의 1기 리턴십 대상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2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으로 나이 및 학력 제한은 없다. 접수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이며 인성검사와 전문성 면접을 거쳐 오는 8월 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근무형태는 하루 4시간 시간제와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까지의 전일제 등 두 가지로 면담을 통해 원하는 근무 시간대 조정도 가능하다.
특히 여성인력이 가정과 일(직장)을 무리 없이 병행할 수 있도록 초과근무를 시킨 상사에게 경고 조치하고 5회 이상 경고가 쌓이면 연말평가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리턴십 케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부 인력들의 ‘칼퇴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1기 리턴십 인턴의 활동기간은 오는 9~10월 사이 6주간이며 최종 채용자는 10월 중 임원면접을 거쳐 11월초 결정된다.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1기 150명은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전원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 만약 CJ그룹에 알맞은 일자리가 없는 경우에는 경력상담을 통해 외부 취업이나 창업 컨설팅을 연계, 직장복귀를 최대한 후원해 그룹 안팎으로 최대 5000개의 여성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LG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여성 경력단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48.4%로 10년 이상 제자리 걸음이다. 이는 미국(62.0%)를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평균(56.7%)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남성 고용률(70.8%)과 22.4%포인트 격차로 역시 OECD국가 중 가장 크다.
결국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특히 30대에서 현저하게 고용률이 낮아지는 M자형 여성 고용률이 개선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손꼽힌다. 보고서는 “육아 및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포기한 인구는 2012년 417만명으로 전체 생산가능 여성인구의 21%에 달한다”면서 “이들 잠재노동력이 시장에 흡수될 경우 전체 여성 고용률은 48.4%에서 63%까지 상승하고 여성의 근로소득총액도 60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는 “식품, 쇼핑, 문화콘텐츠 등 여성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 많은 CJ 특성상 이번 리턴십 프로그램이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근로시간 축소,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률 개선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다른 기업으로도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