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의 시대…“매출 늘리려면 소비자 행동 패턴 읽어라”

2013-06-03     김나영 기자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세상에 있는 무수한 데이터들을 모아 필요에 의해 활용할 수 있다면…’. 이러한 생각을 현실에서 가능하도록 만드는 빅데이터(Big data) 시대가 왔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일반적인 데이터 처리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데이터군을 가리킨다. 빅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면 기업은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한눈에 꿰뚫어 맞춤식 마케팅을 시현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마이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빅데이터 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초 만에 2억 페이지 정보 분석에 결론 도출까지
단순 IT 트렌드 넘어 금융ㆍ의료 부문 확산될 것

기업들은 어떠한 트렌드가 자사에 장ㆍ단기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노력한다. 미국전기전자학회(IEEE)는 올해 13대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빅데이터를 꼽았으며 IBM의 메가트렌드 리스트 역시 빅데이터를 상위권에 올렸다. 빅데이터가 마케팅과 직결되고 매출 곡선을 바꾸는 키워드로 등장한 것이다.

작금의 정보기술 발달에 따라 데이터는 무한한 양적 발달을 거듭하고 있다. IBM이 발표한 ‘빅데이터의 가치 활용’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의 90%는 겨우 지난 2년간 생성된 것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는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거나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제대로 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남겨진 디지털 발자국 의미 찾아내

이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는 데이터의 양보다 다양성이 더욱 중요한 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수치로 정형화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텍스트, 음성, 동영상, 위치정보는 물론 MRI 스캔이나 지문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또한 데이터의 정확도 역시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 특히 정확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중복을 제거한 후 검증을 거쳐야만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즉 방대한 데이터 내에서 가치 있고 일정한 현상을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 빅데이터 마이닝이다. 예를 들어 2억 페이지의 데이터가 주어졌을 때 이를 정리하면 실제로 기업에 필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정보는 20분의 1인 1000만 페이지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이 데이터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질문의 답이 될 뿐 아니라 반대로 질문 형식 정보로의 전환까지 가능하다.


다양한 취향 분석 후 선반영해 매출 높여

자리나 스탠포드 IBM 파워 시스템즈 부사장은 “3초 내에 2억 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기술이 금융, 의료 분야 등에서 십분 활용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에게 의미 있는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데 있다.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저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턴을 파악하고 정보를 해석해 향후 일어날 소비자 움직임에 대해 예측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일례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부 미국 기업은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미리 적합한 제품을 알맞은 매장에 적정량만 비치하고 있다. 또 의료계에서는 의사가 개인별로 최적화된 치료약을 처방해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건강보험사인 웰포인트는 입증된 사실에 근거한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수백만명의 미국인에게 제공해 건강 증진을 지원 중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트위터의 데이터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지수를 예측하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며 트위터의 감성분석 결과를 매매에 활용하는 펀드도 운용된 바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활용은 단순한 IT 기술을 넘어 산업 전 부문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IBM 관계자는 “빅데이터는 기업과 조직이 도약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며 “분석의 효용성을 이해하고 행동할 의지가 있다면 새로운 기업 경영 또는 고객 서비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부터 질병 치료까지 활용도 무궁무진

해외의 사례에 이어 국내 금융권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주가 분석과 예측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은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지난달 22일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번 빅데이터 플랫폼의 핵심은 주가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지수 및 개별종목의 주가 예측 정확도를 위함이다. 코스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빅데이터 기술의 적용성과 활용성이 검증됨에 따라 향후 빅데이터 서비스를 사업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자평했다.

학계에서는 의료 부문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래연구위원회와 빅데이터 센터는 지난달 30일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포럼’ 비전 선포식 및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박병주 서울대 의학과 교수는 보건의료 분야 발표를 통해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질병발생 및 사망 위험평가모델을 구축하고 효과적인 조기진단법과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 질병 극복을 선도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빅데이터 마이닝이 국내 의료계에 자리잡을 가능성을 가늠했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은 “지금 우리 사회는 전산화, 정보화를 거쳐 스마트기기 확산으로 인해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는 시점에 와 있다”면서 “새로운 스마트시대의 빅뱅이 일어나면서 ‘제4의 물결’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