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투입된 업그레이드 서비스로 ‘대박’

2005-11-21     김성부 
“속칭 ‘대딸방’ 영업에 ‘유죄’를 선고한다. 탕탕탕!”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김선혜 부장판사)는 손을 이용해 성적 만족을 얻게 하는 행위도 ‘유사성행위’에 해당하므로 속칭 ‘대딸방’ 영업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불법적인 유사성행위의 범위를 보다 넓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처럼 ‘대딸방’ 영업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딸방’이 여전히 성업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요서울>이 접한 제보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 ‘대딸방’을 운영할 정도로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아르바이트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남성고객들이 ‘대딸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서울> 취재팀은 남성고객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대딸방’의 인기비결에 대해 알아봤다. 연령이 낮고 외모가 빼어난 종업원(여대생), 한층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 단속의 어려움, 대낮에도 이용 가능…. ‘대딸방’의 특징이자 인기비결이다.

대딸방 홍보전쟁 치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래, 홍등가 불은 꺼져 가지만 음성적인 변형, 신종 성매매는 판을 치고 있다. 덕분에 ‘대딸방’ 업소는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줄을 잇는 남성고객과 아르바이트를 위해 몰려든 여대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이다. 입소문을 타고 인근 지역에서 원정 오는 남성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서비스 잘 해드릴 테니까 이따 식사하고 오세요.” 지난 16일 오후 12시경. 예쁘장한 아가씨가 압구정 전철역 근처에서 지나가는 회사원들에게 경쾌하게 인사하며 무언가를 나눠주고 있었다. 여대생 ‘대딸방’ 할인쿠폰과 라이터가 그것. 쿠폰에는 ‘1만원 할인쿠폰’이라고 적혀있었다. 이 쿠폰은 행사기간 동안만 발급되는 일종의 이벤트로, 현금으로 계산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누가 봐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그녀는 카페, 음식점,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업소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딸방’이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등장하고 있어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물좋아 예약은 기본

국내에 있는 ‘대딸방’은 대부분 스포츠마사지 업소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 본 여대생이 소개했던 ‘대딸방’ A업소도 다르지 않았다. 외부 간판에는 ‘sports massage shop’이라고 쓰여 있다. 업소 내부에서 어떤 퇴폐적인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겉보기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A업소지만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여대생들 물(?)이 좋고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가격은 6만원. 통상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이상 받는 타업소와 비하면 가격은 무난한 편이다. A업소 인근 사진관을 운영한다는 원정룡(55)씨. 그는 이곳에서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얼굴도 몸매도 착한(?) 여대생이 입과 손으로 성기를 자극시켜주더군요. 농담삼아 더 은밀한 것을 요구했더니 여대생이 옷을 벗어 제쳤어요. 이후 자신의 알몸을 밀착해 흥분을 유도하면서 안마를 해주는데… 아찔하더라고요.”

A업소는 익히 알려진 대로 남성의 자위행위를 돕는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여대생이 입이나 손으로 남성의 성기를 자극시키는 것이다. 업주(남자대학생)는 “타업소는 성관계 등을 포함한 ‘변칙영업’을 일삼고 있지만 우리는 손을 사용하는 ‘기본서비스’만 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곳 아가씨들은 모두 여대생”이라고 자랑을 늘어놨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여대생들은 자유출근이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한번에 올 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사전 예약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말한 쿠폰 사용에 대해 묻자, 업주는 “할인쿠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사용 가능하다”며 “카드 결제 시에는 절대 사용 불가능”이라고 못 박는다. 그렇다면 남성고객의 발길을 끄는 이곳만의 ‘특별서비스’는 무엇일까. 바로 ‘자극’이다. 업주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분들은 경험 많은 여대생이 서비스 한다”며 그 이상의 자세한 질문에는 대답을 꺼렸다. “강한 자극을 원한다면 예약을 하고 필히 한번 오라”는 말만 덧붙였을 뿐이다. 어찌 됐든 남성들은 기존에 없었던 유사성행위 업소 등장과 더불어 이색 서비스에 강한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낮에도 이용할 수 있는 것 또한 남성들이 업소를 반기는 이유 중 하나. ‘대딸방’은 오전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이다.

몸 안파니 정조는 지키는 셈?

기자가 만난 업주는 “‘대딸방’은 어디까지나 유사성행위와 약간의 안마서비스만 제공할 뿐 그 이상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업주는 특히 “우리 업소는 깨끗하고 화끈한 이미지로 남성고객들에게 인식돼 있다. 단골손님도 셀 수 없을 정도고 멀리서 소문 듣고 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 일반 변태퇴폐업소와 비교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일단 종업원과 ‘방’에 들어가면 업주는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게 마련. 성관계가 금지돼 있지만 남성의 자위행위 및 성적흥분을 유도하다 보면 자연스레 성관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딸방’의 각종 서비스로 성매매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A업소 관할 경찰관계자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사성행위가 ‘유죄’로 판결난 만큼 더욱 집중 단속해 불법행위를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는 지인을 통해 대낮부터 ‘대딸방’을 많이 이용했다는 회사원 김자룡(32)씨를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대딸방’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대딸방은 그냥 성매매를 하는 곳과 차원이 달라요. 성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애인에게 떳떳할 수 있죠”라며 대딸방을 성스럽게(?) 표현하기까지 했다. 방문 때마다 만나는 여대생과 김씨는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친해진 것이다. 이른바 ‘애인모드’. 김씨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여대생과 사귀고 있고 결혼도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여자의 정조와 과거를 심각하게 따지고 드는 보통 한국 남성으로서는 참으로 놀라운 선택인 셈.설령 성행위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 해도 ‘내 여자’가 뭇 남성과 뒤엉켜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꺼림칙하지 않을까. 그러나 김씨의 말은 놀라웠다. 김씨는 성관계를 갖지 않는다면 ‘정조’는 잃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또 어차피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니 애인이라해도 터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이어 “저는 그녀를 믿어요. 비록 ‘대딸방’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녀의 정조관념은 분명하거든요”라며 기자의 고정관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했다. 그러나 몸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이 기자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제부터 정조가 육체적인 성관계에만 국한되는 말로 통용되기 시작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 단속 비웃는 ‘신종’ 성매매 사례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이른바 ‘대딸방’ 등 변종 업소들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단속 규정이 모호한 유사 성행위 업소에 손님들이 몰리는 것이다. 경찰은 ‘여대생 마사지’, ‘남성 피부관리’ 등의 간판을 걸고 영업하는 업소 상당수가 ‘대딸방’과 같은 유사성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속칭 ‘보도방’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100여 명의 여성 접대부를 확보한 대형 업체가 생겨나는 등 전문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부 업소들이 ‘보도방’을 통해 아가씨들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 일부 비디오방과 노래방의 변태 영업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경상남도 일대 비디오방을 집중 점검한 청소년위원회는 일부 비디오방이 티켓다방과 연계해 성매매를 알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방 안에 샤워실까지 갖추고 퇴폐변태영업을 하는 비디오방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도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다.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금전거래를 한 뒤 실제로 만나 성행위를 하는 이른바 ‘조건 만남(성매매를 조건으로 한 만남)’이 성행하고 있고, 부유층 남성들과 젊은 여성들의 정기적 성매매를 알선하는 ‘스폰(sponsor) 카페’도 등장한지 오래다.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단속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인 이들은 수입이 줄자 중국, 일본, 괌, 동남아시아 등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강원 춘천지역 성매매 종사자 수십여 명은 일본으로 유입됐고, 일부 성 구매자들은 룸살롱 여성 종사자들과 함께 동남아 여행을 하는 등 이른바 ‘묻지마 성 여행’을 떠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