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성애자 첫 정식 결혼식 전국 생중계
2013-05-30 조아라 기자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프랑스에서 동성결혼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동성애자들이 정식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프랑스 전역에 생방송됐다.
동성애자 커플인 뱅상 오탱(40)과 브뤼노 부알로(30)가 지난 29일 남부도시 몽펠리에에 있는 시청사에서 장관 등 하객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시청사 밖 광장에도 수백 명이 몰렸다.
오탱은 결혼서약을 한 뒤 “우리가 평등 장애물을 넘었다 하더라도 계속 싸워야 하지만, 지금은 사랑을 위한 축제의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브르노도 “많은 사람이 동성 결혼 및 입양 합법화를 고대했고 이제 그 관련법이 시행됐다”며 “많은 사람이 우리처럼 결혼할 것이고 그들의 결합을 축하할 것이다. 우리는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결혼 소감을 전했다.
결혼식을 마친 이 커플은 서로 손을 잡고 시청사 난간으로 가서 엘렌 망드루 몽펠리에 시장을 비롯한 하객에게 손 흔들며 인사했다.
주례를 맡았던 망드루 시장은 이날 자랑스럽게 웃으며 "이 결혼은 역사적 순간이며 프랑스가 근대화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 동성 커플은 이날 오후 친한 친구들과 가족만을 초대해 비공개 피로연을 열었다. 처음으로 합법적인 동성 결혼을 올린 두 사람은 언제 자녀를 입양할 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결혼식은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다.
이달 초 프랑스 의회를 통과한 동성결혼법에 대한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결혼식 자체에 대한 방해는 없었다.
다만 결혼식 전 식장에 들어서는 동성 커플에게 큰 소리로 협박하고 이들에게 다가서려던 한 시위자가 사복 경찰에 의해 제지 당했다.
이날 경찰은 최루가스로 시청사 뒤에 모인 소규모 시위대의 접근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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