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비용도 안들고…룸서도 할거는 ‘다’ 해요”

2006-11-15     김성부 객원 
밀착취재잘나가는 나이트클럽서 유행 ‘골뱅이 부킹’


요즘 서울 일대는 물론 전국 나이트클럽에 신조어인 ‘골뱅이 부킹’이 유행이다. ‘골뱅이 부킹’이란 술이 만취돼 몸을 못 가누는 남녀들과의 부킹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렇게 몸을 못 가누는 사람들은 나이트클럽 안에 먹잇감을 찾고있는 선수들에 의해 작업(?)을 당하기 일쑤. 작업은 나이트클럽의 룸 안에서 이뤄지기도 하지만 근처 여관이나 모텔로 옮겨지기도 한다. 최근엔 어린 남자 골뱅이를 구하기 위해 원정나오는 여성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골뱅이 부킹’을 찾는 이유는 뭘까. 하룻밤의 ‘원 나이트 스탠드’를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어떤 여성은 하루에 3번 이상 남성들을 바꿔가며 2차를 나가면서 돈거래를 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골뱅이 부킹’을 너무 즐기다 지갑과 귀금속을 모두 털린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요서울>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하는 ‘골뱅이 부킹’의 모든 것을 취재했다.


강북에서 잘 나간다는 상봉동의 A나이트클럽. 취재팀이 이곳을 찾았을 때 상금을 건 ‘섹시댄스’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섹시댄스 때문인지 오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트클럽 안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많은 남녀들이 뒤엉켜 춤을 추고 있고 한쪽에서는 웨이터들이 부킹을 해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자정이 되니 섹시댄스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사회자는 지원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노출하고 야한 춤을 추느냐에 따라 상금을 주는 쪽으로 유도를 한다. 총 7명의 여성들이 무대에 등장했는데 7명의 여성들 모두가 대학생들이라는 게 업소관리자의 귀띔이다. 1등한 여성은 속옷까지 다 벗고 춤을 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우선 웨이터에게 룸이 있는지 물었다. 웨이터는 “룸 비용이 따로 붙는다. 혹시 골뱅이녀를 찾느냐”고 물은 후, 두 명의 여성들을 소개했다. 이어 웨이터는 “이 여성들은 일반 부킹녀”라며 “골뱅이 여성들 조달은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귀띔했다.
웨이터가 부킹을 시켜주는 횟수는 보통 2~3번. 하지만 팁을 어느 정도 쥐어주면 6~7번도 가능하다고 한다.
취재진은 일주일에 한번 꼴로 이곳을 찾는다는 강모(35)씨와 일본기업의 한국 이사라는 박모(35)씨와 인터뷰할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나이트클럽에는 자주 다니지 않지만, 이곳 분위기와 부킹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골뱅이녀=나이트 ‘꽃뱀’(?)
이곳 나이트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부킹녀들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대략 10~20분 가량. 웨이터 정모씨는 “일반 여성들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면 술 한 잔 받아먹고 자리를 일어난다. 하지만 부킹녀들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사실상 골뱅이녀들은 나이트클럽에서 활개치는 ‘꽃뱀’과 다를 바 없다. 일단 많이 취한 모습으로 등장, 남성들에게 폭탄주를 돌리는 게 수순이다. 분위기를 주도하며 ‘선수’ 같은 면모를 과시한다는 것. 이어 “아는 언니들이랑 왔는데 합석해도 되겠느냐”며 남성 수에 맞춰 자리를 채운다.
술이 연거푸 들어가고 질펀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여성들은 본격적으로 ‘작업’에 나선다. 노골적으로 몸을 밀착시키고, ‘2차를 가자’고 유도하는 것.
정씨는 “만취한 척하며 접근한 골뱅이녀들은 남성이 샤워하는 동안 귀금속과 지갑 등을 훔쳐 달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도방 통한 윤락여성 우후죽순
골뱅이녀 중에는 보도방을 통한 윤락여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D나이트클럽에선 손님들이 적어지면 2차가 가능한 보도방 여성들을 끌어들여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고.
강남 대치동에서 자영업을 하며, 나이트클럽에 거의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하는 김모(28)씨. 그는 “비싸게 룸살롱 가서 술을 마시자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도 예전에는 룸살롱에 빠져 몇 억은 날렸을 것”이라 말하는 김씨는 “하지만 접대여성들은 접대여성 일뿐 짜릿한 매력이 없다. 현장에서 부킹한 여자들이 진짜”라며 나이트클럽 예찬론을 펼쳤다.
김씨의 말처럼 부킹한 여자와는 2차비용이 필요 없다. 비용도 적게 들고 서로가 즐기기 위해서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연치 않게 인터뷰하게 된 나이트클럽 마니아 이모(31)씨는 대표적인 골뱅이녀였다. “이곳에는 언니들이랑 자주 오거든요. 하지만 목적은 따로 있죠. 언니들이 젊은 사람들과 놀기 위해서 저를 이용해요. 제가 부킹을 당하면 나중에 자리에 합석해 자신보다 어린 친구들과 2차를 나가요.” 돈을 받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돈은 안 받고 그냥 즐기기 위해 그런다”고 잘라 말했다.

하루 3번 ‘2차’나가는 여성도
그렇다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야말로 ‘원 나이트 스탠드’를 위해 불나방처럼 왔다는 얘기. 기자는 얘기를 좀 더 듣고 싶어 노래방을 가자고 제안했다. 노래방에 도착한 후 기자는 신분을 밝히고 취재에 협조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녀들은 잠시 당황하더니 촬영만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면 응해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룸 안에서의 2차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한번은 4명이서 같이 즐긴 적도 있다”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30대 중반의 임모(36·여)씨는 경험담에 대해 “모처럼 내 스타일이 딱 룸에 있는 거야. 사정없이 취한 척을 했지 뭐. 맨 처음엔 목석처럼 가만히 있더라고. 하지만 내가 누구야. 내 손에 마법을 걸었더니 바로 반응이 오더라고. 그런데 웃기는 건 룸 안에서 하다가 웨이터가 갑자기 들어오는 바람에 난 당황했는데 이 친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 있지. 그 웨이터가 세 번째 와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그만 좀 작작 하세요. 밖에서 손님들이 지나가다 쳐다보고 난리가 났어요’라고 하는 거야. 그 젊은 놈은 끝난 다음에도 며칠 굶었는지 또 밖으로 나가자고 하는 거 있지. 진짜 그날 이후로 내가 이곳에 팍 꽂혔다니까”라며 자랑스레 얘기했다.
임씨는 또 다른 여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여기 오는 여자 중에 남자를 무지 밝히는 애가 하나 있는데 얘는 하루에 남자랑 3탕도 뛰는 거야. 부킹되면 잠깐 나갔다가 일 치르고 들어오고 또 부킹해서 나갔다가 들어오고. 그렇게 3번을 나갔다가 오더라니까.”
실제로 이곳 웨이터 박모씨는 임씨가 말하는 여성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임씨는 돈을 받고 2차를 나가는 ‘2차 전문’ 여성”이라고 말했다.

술 취한 골뱅이녀 성폭행하기도
이렇게 나이트클럽은 부킹에서 2차까지 책임져주는 곳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서울의 중심가인 종로에서 저녁 11시 30분경 한 여성이 만취돼 여관으로 업혀가는 것을 목격한 최모(27·웨이터)씨는 “나이트클럽에서 술에 만취된 여성들을 골라 골뱅이부킹을 하는 사람들도 꽤 돼요. 실제로 골뱅이부킹을 하려고 오는 친구들도 많고요. 이날 골뱅이부킹을 한 친구들은 한 건 했다며 좋아하죠. 심지어 여성들의 지갑은 물론 귀금속까지 싹 털어가는 놈들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들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알 수가 없으니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죠”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한 여성을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하고나서는 남자들이 더 당당해진다고 한다. 이런 골뱅이부킹을 한 남성들은 모두가 “여성이 원했기 때문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몰고가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여성들이 사태파악이 안 될 만큼 인사불성 상태이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강간에 들어간다.
한 경찰 관계자는 “나이트클럽은 성매매업소가 아니다. 또 손님들도 미성년자도 아니고. 나이트클럽 룸에서 무슨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매일 가서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이것에 따른 반발도 무시를 못한다고 말했다.
나이트클럽은 술이 취한 사람들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친구들과 같이 갔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에 많은 여성들이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며 거리를 걷는 모습들도 자주 보인다. 이런 모든 여성들이 골뱅이 헌터들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골뱅이 부킹은 유명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여서 관계 기관의 철저한 단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